‘빚투’ 열풍에 가계 신용대출 껑충… 리스크 관리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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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증가했다. / 뉴시스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증가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 대비 확대됐다. 정부의 규제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기타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국내외 증시 강세에 따라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이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 “주식투자 확대로 신용대출 증가”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17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조5,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 6월 6조2,000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관리 대책 강화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고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수도권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은행권 자율 관리 조치 확대 △주담대  여신 한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15일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강력한 규제 대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규제 대책으로 10월 주담대 증가세는 둔화됐다. 은행권 주담대는 10월 2조1,000억원이 늘어 9월(2조5,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그럼에도 10월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9월 5,000억원이 감소했다가 지난달엔 대폭 늘었다. 지난달에만 1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국내외 주식투자 확대, 10·15 부동산 대책을 앞둔 주택거래 선수요, 장기 추석연휴 등에 따른 자금수요가 맞물리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주식투자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강세가 보이면서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최근 몇 달간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초로 4,000 시대를 열었다.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9월과 비교해 21.2% 치솟았다. 반도체 업황 호조 및 국내 주요 기업 실적 개선,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다만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빚투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빚투는 강세장에 대출을 지렛대 삼아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할 때 확대된다. 

◇ 고수익 노린 ‘빚투’ 증가… 변동성 확대 시 리스크 커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국내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사상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6조2,515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1월 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15조5,740억원) 대비 10조6,775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국내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26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국내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26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이 같은 신용거래융자는 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리스크도 크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하락할 시 보유주식이 낮은 가격에 강제로 청산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같은 빚투 열풍 속에서 은행 신용대출도 껑충 뛰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신용대출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 “전체적인 가계부채 증가를 견인한다거나 건전성에 위협을 주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빚투 열기에 대해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자기 책임 하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피 지수가 지난 3일 역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넘었다가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조정을 받고 있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3.81% 내린 4,011.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23% 하락한 897.90으로 장을 끝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뉴욕증시 급락에 여파로 크게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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