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는 너무나 멀어진 박찬호…실패한 170억원의 투자, 3년이 지나도 발목 잡는다 [MD미야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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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무려 '170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FA 트리오가 롯데 자이언츠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가장 취약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매물이 등장했으나,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롯데는 올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8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12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몇 달 동안 힘겹게 벌어뒀던 승·패 마진을 모조리 깎아먹었다. 그리고 연패 탈출 이후에도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 결과 구단 '최장'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끝난 뒤 팬들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많이 아쉬운 시즌이 됐다.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많이 했다. 했는데 마지막에 힘을 발휘하지 못해서 팬 여러분께 실망을 시켜드렸다. 내년까지 한 번 믿어봐달라"며 "우리는 운동장에서 쓰러지더라도 운동장에서 결과를 내야 한다. 남은 기간 착실히 해서 내년에는 꼭 성적으로 보답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전력만으로 2026시즌 가을야구를 노리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마무리캠프를 비롯해 스프링캠프에서 기존의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더라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때문에 롯데는 이번 겨울 전력을 보강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수 년 동안 롯데의 대표적인 취약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 박찬호라는 매력적인 매물까지도 등장했다.

박찬호는 경기의 흐름을 한순간에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공격에서도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함을 갖추고 있고, 통산 187도루를 기록할 정도의 폭발적인 주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KIA의 주전 유격수를 맡은 만큼 수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롯데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매물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박찬호와 확실히 멀어진 모양새다.

롯데가 박찬호에게 관심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 2022-2023년 스토브리그에서의 행보가 결정적이었다. 강민호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줄곧 포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던 롯데는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박동원(LG 트윈스) 등 포수 자원이 여럿 등장했는데, 롯데의 선택은 유강남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노진혁./롯데 자이언츠2024년 8월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한현희가 5회말 2사 만루서 구원등판했지만 두산 양의지 타석 때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유강남은 롯데가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은 해주지 못하고 있으나, 올해 110경기에 출전해 83안타 5홈런 38타점 35득점 타율 0.274 OPS 0.735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노진혁과 한현희다. 당시에도 롯데는 포수와 함께 유격수 자원인 노진혁을 영입했다. 4년 총액 50억원. 롯데는 수비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공격력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는 노진혁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노진혁은 데뷔 첫 시즌도 부상 등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지 못하더니, 작년에는 73경기, 올해는 28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게다가 롯데는 10개 이상의 홈런과 OPS 0.700 이상의 활약을 원했지만, 노진혁은 표본이 적은 올 시즌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미션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는 한현희도 마찬가지였다. 3+1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한현희는 이적 첫 시즌 38경기에서 6승 3홀드 12패 평균자책점 5.45로 부진했고, 작년데도 성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는 1군에서 단 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총액 17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들을 통해 롯데가 얻은 성과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당시의 행보가 올해 롯데의 움직임도 소극적이게 만들었다.

현재 롯데는 박찬호 외에도 FA 시장에 나온 몇몇 선수들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구단의 사정과 과거의 실패 사례 등을 고려했을 때 과감한 베팅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잘못된 170억원의 투자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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