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산업으로”… 의료 AI, 3분기 일제히 성장 상용화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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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석(오른쪽) 루닛 대표가 지난 10월 30일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첨단미래산업관 내 루닛 부스를 방문한 김민석(왼쪽) 국무총리 등 참석자들에게 AI 암 진단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를 시연하고 있다. /루닛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이 올해 3분기 성장세를 기록하며 ‘의료 AI 상용화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ㅣㅣ.

14일 의료 AI 업계와 보건의료정책 당국에 따르면 루닛·뷰노·씨어스테크놀로지·쓰리빌리언·로킷헬스케어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고성장 또는 흑자전환을 달성하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정부 역시 AI 확산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어 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루닛은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66억53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6% 급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92%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 판매력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볼파라와의 통합이 완료되면서 DBT(유방단층촬영술) 관련 북미 매출이 5분기 연속 증가했고,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매출은 전년 대비 182% 증가해 연구 분야에서의 수요도 크게 확대됐다.

영업손실률은 전년 대비 32%p(포인트) 개선되며 수익성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루닛 인터내셔널은 올해 3분기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기록했다. 루닛은 “회사가 매출 성장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만큼, 2027년 흑자 전환 목표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뷰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일 분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08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병동 환자의 심정지 위험을 24시간 내 예측하는 ‘딥카스(DeepCARS)’ 매출이 7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누적 매출은 27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이미 넘어섰다.

뷰노는 중동 4개국 파트너십, 유럽 병원 파일럿 테스트,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등 글로벌 확장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 향후 외형 성장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 모비케어 제품. /씨어스테크놀로지

씨어스테크놀로지도 3분기 매출 157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00%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기준 매출은 278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연간 흑자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섰다.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thynC)’는 3분기 매출이 14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누적수주 1만7000개, 구축 병상 6000병상을 확보하며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웨어러블 심전도 솔루션 ‘모비케어(mobiCARE)’도 같은 기간 매출 14억원, 검사 건수 58만건, 도입 기관 1000곳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씨어스 관계자는 “기술력과 수익성을 모두 입증한 분기”라며 “의료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희귀질환 AI 진단 전문 기업 쓰리빌리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 3분기 매출은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누적 매출은 78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넘었고, 영업손실률은 108%에서 39%로 대폭 개선됐다.

삼성서울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과의 전장유전체(Rapid WGS) 검사 공급,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과의 조기 스크리닝 프로그램, 70여개국 의료진 네트워크 기반 해외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상반기 출시한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AI 변이 해석 플랫폼 ‘제브라(GEBRA)’도 글로벌 기관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며 성장세를 강화하고 있다.

AI 기반 장기재생 플랫폼 기업 로킷헬스케어 역시 3분기 매출 69억5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3% 성장했고, 2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고령화·보험 시장 진입·기술특례 상장 기업 중 드문 수익모델 확보 사례로 평가된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 산업의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바이오 상장사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 AI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 개선 배경에는 정부의 AI·첨단전략산업 투자 확대 기조도 자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AI 시대를 열기 위해 내년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2026년도 예산안에서 AI 분야에 총 10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바이오헬스·신약심사 등 공공 분야 AI 적용 확대 계획이 포함되면서 의료 AI 산업과도 직결되는 정책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바이오헬스, 주택·물류 등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의 신속한 AI 적용을 지원하고 복지·고용, 납세, 신약심사 등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AI 도입을 확산하겠다”고 밝히며, 정부 차원의 AI 도입 시장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는 의료 AI 기업들이 강조하는 AI 기반 진단·바이오마커·유전체 분석 등 연구개발 수요 확대와 맞물리는 대목이다.

업계는 공공·민간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의료 AI 산업 전반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 AI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기술력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증명한 분기”라며 “정부의 제도 개선과 수요처 확대가 맞물리면서 의료 AI가 국내 디지털 헬스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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