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봐 주지도 않더라, 선수 생명 걸렸다"…김원형표 커브 장착! 부활 꿈꾸는 절박한 두산 필승조 [MD미야자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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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선수 생명이 달린 해"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김명신은 2022시즌 6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마크하며 두산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그리고 2023시즌에도 김명신은 70경기에 나서 3승 3패 2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5로 활약,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최근 2년은 김명신에게 지옥과도 같았다.

지난해 김명신은 35경기에 등판했으나,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9.37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내면서 주저앉았다. 그리고 올해에는 1군보다는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고, 1군에서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40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13일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김명신은 그동안 부진했던 이유를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명신은 "올해는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2군에서 성적이 좋아도 콜업이 안 되고 그려먼서 조금씩 처지더라. 또 항상 그런 날 경기 결과가 안 좋았다. 한 점 주고 막을 상황에서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대량 실점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또 잘 던지는 날들이 이어졌는데 콜업 소식은 없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그런 것들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명신은 '마음고생이 심했던 한 해'라는 말에 "작년부터였다"며 '이전에 많이 던진 여파 때문인가?'라는 물음에 "그런 건 아니었다. 다만 2023시즌이 끝난 뒤 공 던지는 것을 쉬어야 한다고 해서, 세 달 정도 공을 던지지 않았다. 그러고 시즌이 시작됐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착착 되지 않았다. 특히 어깨가 아닌 다른 곳에 부상들이 생기면서 밸런스가 계속 안 잡혔다"고 말했다.

"2022년에 워낙 잘했기 때문에 2군 성적과 상관없이 계속 1군에 콜업이 됐는데, 당시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나가서 공을 던져야 됐다. 그리고 한 경기 못 던지고 2군으로 내려가면, 다시 열흘 있다가 1군으로 돌아오는 등 조금씩 안 맞아 떨어졌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은 막 올라가고, 1군에 있는데 등판은 하지 못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물론 그 과정에서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제공받았지만, 유지가 잘 되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미야자키(일본) = 박승환 기자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즉 작년에는 3개월 동안 공을 던지지 않으면서 쉬었던 것이 시즌 준비에 영향을 미쳤고, 올해는 타이밍들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김명신을 이 모든 것을 "2군에서 안 올릴 수 없게 해야 되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자책했다.

최근 2년의 부진으로 인해 김명신은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내년에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면,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것까지도 고려 중이다. 그만큼 절박한 마음가짐으로 마무리캠프에 임하고 있다. 그리고 김명신은 내년 반등을 위해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바로 '김원형표 커브'다.

그렇다면 김원형표 커브는 무엇일까. 사령탑은 김명신에게 알려준 커브에 대한 물음에 "(김)명신이의 커브가 타자 앞에서 더 빠르게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다른 그립으로 이야기를 해줬다. 커브의 각도는 줄어들지만, 조금 더 힘이 있게 빨리 떨어지는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본인도 던져 보더니 '던질 만하다'고 하더라"며 "스위퍼 계열은 아니다. 슬러브에 가깝지만 회전력이 조금 더 있어서, 타자 앞에서 빨리 휘어지는 볼"이라고 밝혔다.

김명신은 "내가 우투수인데, 우타자에게 약하다. 반대로 좌타자에겐 강하다. 그래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하고 있는데, 김원형 감독님께서 커브를 가르쳐 주셨다. 내가 볼 때는 기존의 커브와 똑같거나 비슷한 것 같은데, 모두가 '좋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오늘도 정재훈 코치님께서 '공이 휘어나가는 것이 좋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포수에게 말을 하지 않고, 기존에 던졌던 커브와 새로운 커브를 던져봤는데, 반응이 달랐다. 그러면서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웃었다.

두산 베어스 김명신./두산 베어스두산 베어스 김명신./마이데일리

김명신은 내년엔 반드시 줄곧 1군에 있겠다는 각오다. 그는 "3년 동안 많은 경기 던지고 잘 했는데, 한 시즌을 못 하니까 쳐다봐 주지도 않더라"며 "내년에도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이제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때문에 내년에는 선수 생명이 달린 해다. 1군에서 증명을 해야 하는 단계라서 계속해서 1군에 있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반등을 다짐했다.

그만큼 김원형 감독의 기대도 크다. "(김)명신이는 고참 축에 들어가는데 미야자키에 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안 좋은 걸 보완하려는 모습이다. 스피드보다는 더 정확하게 던지는 명신이 됐으면 한다. 본인도 그런 목표를 갖고 왔을 것이다. 그리고 제구 능력이 있는 선수는 시즌에 쓰임새가 있다고 생각한다. 훈련 태도와 인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명신이는 자기가 해야 할 것이 뭔지 아는 선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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