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씨 측이 건강 악화와 ‘부부 동시구속의 가혹성’을 전면에 내세운 보석 전략을 이어가고 있지만 13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하면서 김씨 측의 논리가 흔들리고 있다. 김씨 측은 특검의 증거 제시를 ‘불륜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책임을 돌리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특검의 반박 이후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씨 측은 지난 3일 보석을 청구하며 “구치소 치료가 어렵고 건강이 악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12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도 “쓰러진 적이 있다” “심신이 불안정하다”는 설명을 반복하며 △자택·병원 한정 △휴대전화 금지 △전자장치 부착 등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부부를 동시에 구속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정서적 호소도 덧붙였다.
김씨 측은 지난 11일 특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자 이모 씨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한 것을 두고 “불륜 의혹을 형성해 여론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메시지 공개가 ‘망신주기’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13일 특검은 브리핑에서 “공판이나 증거 제시에서 ‘불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도 그런 의도를 가진 적도 없다”며 김씨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검은 “피고인 측이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불륜’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낸 측이 누구인지 되묻는 듯한 입장을 내놓았다.
특검은 보석 불허 사유로 ‘증거인멸 정황’을 재차 강조했다.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지난 8~10월 남부구치소에서 김씨를 여러 차례 접견한 뒤 예정된 증인신문에 불출석하거나 연락을 피한 점,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과의 진술 조율 가능성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특검은 “석방될 경우 진술 모의와 회유 가능성이 더 커진다”며 보석 기각을 요청했다.
결국 김씨 측 보석 전략은 △건강 악화 호소 △부부 동시구속의 ‘가혹성’ 프레임 △특검의 ‘불륜 프레임 조성’ 주장 등 감정·여론전에 무게가 실려 있는 모습이다. 반면 특검은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인멸 위험을 제시하며 보석 불허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고 있어 양측 간 전략 대비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보석 판단 기준이 법리에 기반한 만큼 정서적 요소와 특검 책임전가가 핵심 근거가 된 김씨 측 전략이 14일을 기점으로 어떤 설득력을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재판부 판단은 김씨 신병뿐 아니라 향후 공판 속도와 특검 수사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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