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특히 아쉽고, 아깝다"
두산 관계자는 13일 "박준영이 최근 구단 측에 현역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며 "거듭된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준영은 지난 2016년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NC가 1차 지명권을 박준영에게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거는 기대가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포인트. 하지만 박준영은 특출난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가진 재능은 20홈런 이상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 유격수였지만, 늘 부상이 박준영의 발목을 잡아왔다. 그러던 중 박준영에게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22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세혁이 NC로 이적하게 됐고, 그 보상선수로 박준영이 지목된 것이었다. 두산도 NC와 마찬가지로 박준영이 건강만 하다면, 팀 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박준영은 지난해 개막전 유격수로 출전하는 등 65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드디어 알을 깨고 나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박준영은 올해도 개막전에서 다시 선발 유격수로 출전하는 등 계속해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에도 박준영의 모습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NC 시절과 마찬가지로 1군 경험치를 쌓고 입지를 다져나가려고 하면 부상에 발목을 잡히는 일들이 반복됐다. 이는 올 시즌도 똑같았고, 박준영은 지난 5월 18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 이후 완전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결과 시즌이 끝난 뒤 박준영이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너무나도 잦은 부상에 마음고생이 심했고, 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물론 두산도 박준영을 붙잡았다. 하지만 그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김원형 감독도 이 소식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13일 "나도 미야자키에 와서 들었다"며 "두산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 내가 먼저 박준영에 대해 물어봤었다. 박준영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올 시즌에는 왜 안 보였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야구에 대한 미련을 접는다'고 했다더라. 올 시즌 야구를 거의 안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박준영의 커리어 종료를 아쉬워 한 인물이 있었다. 바로 손시헌 퀄리티컨트롤(QC) 코치였다. 손시헌 코치는 NC 시절 13번의 등번호를 사용했는데, 이를 군 전역 후 돌아온 박준영이 물려받았다. 당시 박준영이 손시헌 코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13번을 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일화다.
손시헌 코치는 이번 겨울부터 두산에 다시 합류하게 된 만큼 박준영과 재회를 고대했지만, 기회가 뒤따르진 않게 됐다. 손시헌 코치는 박준영의 은퇴 소식에 "많이 아쉽다. 너무나 좋은 재능과 앞으로 정말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본인도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아까운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등번호와 관련된 일화도 덧붙였다. 손시헌 코치는 "사실 내가 호명해서 13번을 줬다기 보다는 군 제대 직전에 내게 연락이 와서 '저 선배님 번호 꼭 쓰고 싶습니다'라고 요청을 했었다. 그래서 (박)준영이가 13번을 사용하게 됐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애정이 있지만, 특히 아쉽다"고 했다.
계속해서 손시헌 코치는 "지도자로 만나서 박준영과 참 많은 대화도 나누고 했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은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언제까지 박준영에게 매달려 있을 수만은 없다. 두산은 2026년 주전으로 뛸 선수들을 가려내기 위해 미야자키에서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 중이다. 특히 내야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손시헌 코치는 "내야가 아주 쟁쟁하다. 정말 보면 볼수록 더 헷갈린다. 연습 때의 이 모습들을 선수들이 경기력으로 증명을 해야 스태프들이 판단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두산 꿈나무들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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