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안 좋을 때 밀어붙이는 것보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지난 1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 리베로 한수진을 빼고 경기를 치렀다. 이영택 감독이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은 이후 한수진이 경기에 나오지 않은 건 현대건설전이 처음이었다. 한수진은 2023-2024시즌 36경기 전 경기, 지난 시즌에도 36경기 전 경기 출전, 올 시즌에도 1라운드 5경기를 모두 나섰다.
부상은 아니지만 이유가 있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지쳤다고 판단, 한수진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이다. 대신 유가람이 나와 리시브 효율 43.75% 디그 21개를 잡아내며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다.
현대건설전이 끝난 이후 이영택 감독에게 이유를 물어봤다. 이 감독은 "수진이가 요즘 리시브 리듬도 그렇고 수비 위치 선정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안 좋을 때 밀어붙이는 것보다 한 번은 쉬어가는 게 낫다고 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가람이도 충분히 활약을 해줄 수 있는 리베로이기에 가람이를 넣었다. 팀 내 모든 선수가 경쟁하고 성장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경기에서 좋은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영택 감독은 지난해 차상현 감독의 뒤를 이어 GS칼텍스 제1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주전 리베로 한다혜가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나면서 리베로진에 공백이 생겼을 때 한수진의 이름을 '콕' 짚으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2024-2025시즌 전까지 리시브 효율이 34.25%로 준수했지만 '리시브가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한수진이었다.
그러나 이영택 감독은 비시즌에 "한수진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고 있다. 본인이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한수진뿐만 아니라 유가람도 기량이 좋다. 둘 다 유망한 선수들이다. 감히 말씀드리면 기회가 없어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수진이는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야간 훈련을 하고 있다. 한다혜를 과감하게 보낼 수 있었던 이유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한수진은 지난 시즌 36경기에 나섰고 데뷔 후 가장 많은 141세트를 소화했다. 리시브 효율 39.60%로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을 냈고, 장점인 디그에서도 세트당 4.695개를 기록했다. 리시브 3위, 디그 3위였다. 팀은 저조한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수진은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국가대표 승선의 영광도 누렸다.

그러나 올 시즌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리시브 효율 31.82% 세트당 디그 4.17개에 머물고 있다. 리시브 12위, 디그는 6위다. 그래서 이영택 감독이 한 번의 휴식을 준 이유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지쳤을 때 역할을 해줄 거라 기대했던 이주아가 부상으로 빠져, 실바 대체 선수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건 맞다. 그래도 다른 포지션에서는 누가 들어가도 자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영택 감독은 "실바를 대체할 선수는 없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레이나가 빠져 있지만 (김)미연이와 (김)주향이를 넣을 수 있다. (오)세연이가 지난 시즌부터 자리를 잘 잡았고, 미들블로커 한자리가 고민이었는데 (최)유림이가 잘 성장해 주고 있다. (최)가은이도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제일 좋은 건 (안)혜진이가 건강하게 합류를 했기 때문에 (김)지원이와 번갈아 가며 경기를 뛸 수 있다. 서로 서로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