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광양 시민사회서 ‘쓴소리’ 나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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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이 초기 기반을 다졌던 광양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각종 불미스런 논란과 관련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 서희건설
서희건설이 초기 기반을 다졌던 광양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최근 각종 불미스런 논란과 관련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 서희건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중견 건설사 서희건설을 향해 광양 지역에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광양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의 초석을 다졌던 서희건설이 책임과 도의를 외면하며 광양 시민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깊은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다면서 지역 내 신규 공사 참여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거센 파문 속에 중대 기로를 앞두고 있는 서희건설이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이다.

◇ 서희건설이 초석 다진 광양… 시민사회단체 ‘분노’

광양시민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서희건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협의회는 광양YMCA,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양YWCA, 광양참여연대 등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돼있다.

협의회는 우선 “서희건설은 지난 30여년 동안 광양의 산업현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취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과의 상생 소통도 없었고 광양의 미래에 대한 책임과 고민도 없었다. 이익은 서울로 가져가고 책임과 도의는 외면한 기업. 이것이 서희건설의 진짜 모습”이라고 지적한 뒤 “최근 언론 보도와 특검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의혹은 더 충격적이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김건희 대상 귀금속 선물 의혹, 사위 인사 청탁, 회장 일가 중심의 친인척 채용 및 매관매직 의혹,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와 사주 일가 부당지원 의혹 등은 광양 시민에게 깊은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 모든 정황은 권력을 이용한 부당이익 추구이자, 지역경제를 희생시킨 비윤리적 기업 행태이며 성실하게 일하는 지역 기업들에 대한 모욕과 배신”이라면서 “광양은 이런 기업의 놀이터가 절대 아니며, 광양은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지켜온 행복 도시, 그리고 정의롭게 일하는 사람들이 성장시켜 온 기업도시다”라고 강조했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자수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 뉴시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을 자수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 뉴시스

이와 함께 협의회는 “첫째, 서희건설은 즉시 광양지역 내 신규 공사 참여를 중단하라. 둘째, 특검과 수사기관은 서희건설의 정권 결탁·매관매직·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전면 수사하라. 셋째, 서희건설은 광양 시민에게 사과하고 지역에 대한 책임 있는 상생 방안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광양은 더 이상 서희건설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지역에서 돈을 벌고 시민을 외면하며 권력 뒤에 숨어 특혜를 누리는 기업은 광양에서 사업과 이익을 가져갈 자격이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며, 책임을 묻고 반드시 광양의 정의를 회복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광양 지역사회에서 서희건설을 향해 쓴소리가 나온 이유는 서희건설이 광양에 뿌리를 둔 기업이기 때문이다. 서희건설 창업주 이봉관 회장은 포스코 출신으로 1980년대 운수회사 영대운수를 설립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등 철강사 물류운송 대행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건설 수요가 늘어나자 1994년 건설사로 전환하면서 사명도 서희건설로 바꿨다. 특히 서희건설은 새 출발과 함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및 광양제철소의 토건정비공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서희건설에게 광양 지역이 각별한 이유다.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지역에서 따가운 질책을 받은 서희건설은 현재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봉관 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씨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을 자수하며 중대 오너리스크에 휩싸였고, 이와 관련해 인사청탁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또한 주력사업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각종 논란 및 문제 발생으로 정부 차원의 고강도 대책 마련이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주택조합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비위로 파문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상장폐지 심의 절차를 밟고 있기도 하다. 최근엔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면초가 상태에 놓인 서희건설은 현재 중대 기로를 앞두고 있다. 먼저, 상장폐지 심의 절차와 관련해 지난달 제출한 개선계획서에 대한 심의 결과가 조만간 내려질 예정이다. 또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 등과 관련해 김건희 씨에게 오는 24일 소환을 통보한 상태다.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면 이봉관 회장에 대한 기소 등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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