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그야말로 엄청난 열기다. 최근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몸값 '100억원'의 실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KBO는 지난 8일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30명 중 승인 선수 21명의 명단을 공시했다. 그리고 9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됐다. 여러 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단연 박찬호다.
박찬호는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019년부터 본격 주전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올해까지 1군 통산 10시즌 동안 1088경기에 출전해 951안타 23홈런 353타점 514득점 187도루 타율 0.266 OPS 0.660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올해 FA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는다.
박찬호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유격수라는 포지션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꼽는다면 유격수다. 센터 내야가 중심을 주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런 수비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박찬호는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게다가 장타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박찬호만의 강점이다.
이런 박찬호를 향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원 소속 구단인 KIA 타이거즈는 물론, 몇 년 동안 주전 유격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심우준(한화 이글스)이 떠난 이후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한 KT 위즈에 이어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까지 박찬호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은 FA 선수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박찬호는 오지환의 6년 총액 124억원의 계약 규모를 넘어서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노진혁(롯데)과 심우준이 체결한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은 가뿐히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노진혁은 이적 당시에도 유격수 자원으로 보기에는 건강함에 의문부호가 있었고, 심우준보다는 공격력에서 박찬호가 더 낫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영입을 희망하는 팀이 많을수록 몸값이 치솟는 것은 당연한 이치. 하지만 몸값이 100억을 넘길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즉 '실체'가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롯데의 경우 박찬호의 영입을 희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롯데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유강남(4년 총액 80억원), 한현희(3+1년 총액 40억원), 노진혁(4년 총액 50억원)을 영입하는데 총 170억원을 쏟았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한 만큼 박찬호를 영입하기 위해 '무리'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는 두산도 마찬가지다. 이번 겨울 전력을 보강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100억원에 이르는 고액을 박찬호에게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박찬호라는 선수가 매력적인 카드인 것은 분명하지만, 냉정하게 경기의 흐름을 바꿔낼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찬호의 몸값이 7~80억원의 몸값이라고 해도 '과하다'는 분위기다.
결국 100억원의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는 것은 박찬호 측에서 구단들의 경쟁을 부추기면서,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심우준, 노진혁보다는 가치 평가가 높게 될 것이 유력하지만, 이런 흐름이라면 박찬호의 몸값에 부담을 느껴 영입전에서 발을 빼는 구단들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경쟁이 줄어들면, 몸값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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