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금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
KIA와 박찬호(30)는 이미 탐색전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FA 시장이 9일에 개장했고, 나흘째를 맞이했으니 다시 만나서 첫 제시액을 오픈할 시점도 됐다. 분명한 건 KIA가 박찬호 영입전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현재 박찬호 영입전서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다.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는 체크 정도는 해도 롯데와 KT만큼 적극적이지 않은 스탠스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롯데와 KT는 내년 대도약을 위해 박찬호를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자세다.
롯데와 KT가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KIA의 첫 제시액이다. 세 구단 모두 가이드라인을 갖고 영입전을 치르는 중이다. 첫 제시액부터 수정 제시액의 맥시멈까지 설정하고 움직이는 게 FA 협상의 기본이다.
당연히, 롯데와 KT는 KIA의 제시액 이상을 박찬호에게 넣는다고 계산을 하고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FA는 원 소속구단의 조건을 먼저 들어보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롯데와 KT도 물론 정해진 예산 속에서 움직인다. 그러나 혹시 박찬호를 벼랑 끝까지 쫓아가서 KIA 이상의 조건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면, KIA가 현실적으로 롯데와 KT를 당해낼 방법이 없어 보인다.
때문에 FA 최대어 영입전은 해당 선수가 원 소속구단에 대한 엄청난 로열티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원 소속구단이 약간의 불리함을 안고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KIA가 박찬호를 사수하려면 최종 수정액까지도 수정할 태세를 갖고 있어야 할 듯하다.
FA 가격은 정교한 몸값 산정에 의해 나오는 정가가 아닌 수요와 공급이 지배하는 시장가다. 오버페이란 말은 시장가에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프로 입단 후 8~9년간 잘 한 선수들에게 직장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이니, 이는 누구든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KIA로선 이른바 ‘패닉바이’는 지양해야 한다. 롯데와 KT가 너무 많이 치고 나가면 어느 선에선 단념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물론 박찬호가 빠지면 내년 전력에 치명타를 맞을 게 확실하다. 그러나 KIA에는 나머지 5명의 내부 FA 협상 건도 있다. 그리고 박찬호가 어차피 천년만년 KIA 3유간을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KIA로선 이른바 ‘낄끼빠빠’를 잘 해야 하는 시점이다. 박민, 김규성, 정현창으로 3유간을 운영하면 몇 년간 애를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KIA가 박찬호를 키울 때도 같은 어려움을 감수하며 달려왔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24년 통합우승까지 했다. 힘들긴 하지만 또 못하라는 법도 없다. 아시아쿼터를 유격수로 뽑는 방법도 있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또 도전할 수도 있다. 야구가 선수 한 명으로 한 팀이 살고 죽지는 않는다. KIA의 박찬호였지 박찬호의 KIA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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