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일본 편의점 오뎅, 사라져 가는 겨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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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한때 일본 겨울철 편의점의 상징이었던 ‘오뎅(おでん)’이 점포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세븐일레븐(セブン‐イレブン), 패미리마트(ファミリーマート), 로손(ローソン) 등 대형 체인 대부분에서 계산대 옆 오뎅 냄비를 쉽게 볼 수 있었던 시절과 달리, 최근에는 판매 점포 수와 운영 기간 모두 줄어드는 추세가 뚜렷하다.

변화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패미리마트는 2019년까지 약 1만6000개 점포에서 오뎅을 제공했으나, 2020년부터 본사 권장 품목에서 제외하고 ‘매장별 선택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오뎅 냄비를 운영하는 점포는 같은 해 가을 4800개 수준으로 급감했다. 세븐일레븐과 로손 역시 모든 점포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하던 방식을 중단하고, 지역 수요와 인력 상황에 따라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체제로 바꿨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위생 관리 기준이 높아진 것도 축소 흐름에 힘을 더했다.

일본 패밀리마트의 오뎅 코너@포인트경제
일본 패밀리마트의 오뎅 코너@포인트경제

2025년에 들어서도 상황은 이어졌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가을철 판매 개시를 늦추는 점포가 많았다고 후쿠시마TV는 보도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을이 되었는데도 오뎅을 볼 수 없다”는 불만이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으며, 이제 편의점 오뎅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 ‘매장에 따라 있을 수도 없는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축소에는 여러 요인이 겹쳐 있다. 점포당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장시간 국물을 관리하고 재료를 보충하는 부담이 크고, 위생 기준 강화로 관리가 까다로워졌다. 여기에 판매되지 않은 재료가 폐기되며 발생하는 식품 로스 문제가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점포는 계산대 옆 냄비를 없애고 전자레인지로 데워 먹을 수 있는 포장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결국 편의점 오뎅은 몇 년에 걸쳐 꾸준히 축소되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일본 소비자들에게는 한때 겨울의 작은 즐거움이었던 오뎅이 점점 추억의 풍경으로 바뀌어 가는 아쉬움이 남고,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일상의 독특한 체험이 사라져 간다는 아쉬움이 겹친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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