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마동석 위기론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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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OOO,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표현이 한동안 유행했다. 꿈이 많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응원한다는 의미였다. 그런 의미에서 마동석이라는 인물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꿈이 많은 배우, 제작자 중 하나였다.

이렇듯 한국 액션 영화의 상징이자 '흥행 보증수표'로 불렸던 배우 마동석에게 위기론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그는 '주먹'이라는 강렬한 캐릭터 이미지를 구축했고, 수차례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최근 작품들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며 '마동석 유니버스'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KBS 2TV 드라마 '트웰브'는 마동석이 주연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깊이 관여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호랑이 지신 태산’ 역으로 출연해 12지신 히어로물이란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첫 회가 8.1%라는 높은 시청률로 출발했으나, 완성도 부족이 드러나면서 시청률은 급격히 하락해 마지막 회에는 2.4%까지 떨어졌다.

시청자들은 허술한 세계관, 조악한 CG, 어색한 대사와 반복적인 액션 연출을 지적했다. 특히 마동석의 ‘통쾌한 주먹 액션’은 영화에서처럼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주지 못했고, 오히려 단순한 패턴으로 소모되며 몰입을 방해했다. 동시간대 방영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15%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것과 비교하면, ‘트웰브’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문제는 비단 드라마만이 아니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황야' 등도 흥행에서 고배를 마셨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여전히 흥행 파워를 보여줬지만, 관객들은 “또 그 이야기”, “비슷한 구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동석 영화는 결말이 뻔하다”, “빌런이 등장하면 결국 마동석이 주먹으로 해결한다”는 식의 패러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이는 곧 새로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마동석은 단순히 배우로 머무르지 않고, 제작자와 각본가로서도 작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잉 개입이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에서 냉정하게 작품을 걸러낼 ‘세컨드 오피니언’이 부재한 채, 익숙한 공식을 반복하며 신선함을 잃은 것이다.

게다가 TV와 영화는 제작 문법 자체가 다르다. TV에서는 한정된 예산과 편집 리듬 속에서 긴장감과 몰입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트웰브’는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지 못했다. 오히려 영화의 장점을 억지로 끌어오려다 어색함만 드러났다는 평가다.

마동석의 위기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캐릭터 리셋이 필요하다. 반복된 ‘주먹 히어로’ 이미지를 벗어나 약한 인물, 회색지대 캐릭터, 심지어 악역까지도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제작과 출연을 분리해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세계관의 무리한 확장보다는 단독 작품에서 새로운 결을 보여주며 차근차근 신뢰를 쌓는 전략이 절실하다.

마동석은 이미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로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배우다. 하지만 지금은 더 센 주먹이나 더 큰 스케일보다, 다른 결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다. ‘늘 먹던 맛’과 ‘늘 맞던 맛’으로 반복되는 공식을 깨뜨리지 않는 한, 위기론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관객과 시청자가 바라는 것은 단순히 강한 주먹이 아니라, 새로운 서사와 내실 있는 이야기다. 그 전환점에 서 있는 지금이야말로, 마동석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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