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10패 ERA 4.55→4G ERA 0.36 대반전, 2005년 '로켓맨' 소환까지…265승 레전드 어떻게 부활했나 "불펜서 새로운 생각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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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게티이미지코리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한 달 전쯤 불펜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다"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초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벌랜더는 비결을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털어 놓았다.

벌랜더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뒤늦게 타선이 터져 승리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벌랜더는 최악의 출발을 했다. 올 시즌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약 207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야구 인생의 황혼기를 불태우려 했지만, 25경기서 1승 10패 평균자책점 4.55에 그쳤다.

첫 승리까지 무려 17경기가 필요했다. 첫 16경기에서 벌랜더는 무승 8패 평균자책점 4.99라는 최악의 성적을 썼다.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16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 신기록까지 썼다. 종전 기록은 2017년 맷 케인의 15경기. 7월 24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첫 승 이후 5경기서 다시 내리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최근 분위기를 바꿨다. 8월 27일 시카고 컵스전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을 챙기더니, 9월 1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5이닝 무실점으로 2연승을 달렸다. 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 6이닝 무실점 노디시전, 12일 LA 다저스전 7이닝 1실점 노디시전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피칭도 아름다웠다. 벌랜더는 1회를 빗맞은 외야 뜬공과 내야 뜬공 2회로 마무리했다. 2회 1사 이후 첫 안타를 맞았지만, 도루 저지와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3회도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주자를 내보내도 흔들리지 않았다. 4회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가브리엘 모레노를 중견수 직선타로 잡았다. 이때 2루 주자 헤랄도 페르도모는 2루로 진루했다. 브레이즈 알렉산더 타석에서 1루 주자 코빈 캐롤도 2루를 훔쳤다. 2사 2, 3루에서 알렉산더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실점하지 않았다. 5회 2사에서 볼넷 이후 제이크 맥카시를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 내기도 했다.

마무리도 아름다웠다. 벌랜더는 6회를 3루수 뜬공-중견수 뜬공-헛스윙 삼진으로 끝냈다. 7회 1사 이후 블레이즈에게 안타를 맞았다. 곧바로 중견수 뜬공과 좌익수 뜬공을 유도, 이닝을 마쳤다. 8회부터 스펜서 비벤스가 등판, 벌랜더는 임무를 마쳤다.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11회 대거 5득점을 기록, 5-1로 승리했다. 벌랜더의 호투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20년 만에 대기록을 썼다. 'MLB.com'은 "벌랜더는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4경기 연속 1실점 이하를 기록했다"며 "지난 125년 동안 42세 이상 투수 가운데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2005년 로저 클레멘스뿐"이라고 했다. 이 4경기 성적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36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제는 벌랜더에 대해, 어떤 이정표를 넘겼다든가, 게일로드 페리나 월터 존슨 같은 이들을 제쳤다든가를 거의 매 등판마다 이야기하게 된다"라면서 "그건 곧 그가 어떤 투수인지, 또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계속해서 던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게티이미지코리아

반전을 만든 비결은 무엇일까. 벌랜더는 "4개월 동안 매일 구장에 와서 스스로 물었다.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뭘까?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내가 뭘 해야 하지? 뭐가 문제지?"라며 "그러다 한 달 전쯤 불펜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고, 경기 결과는 여러분이 본 그대로입니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MLB.com'은 "벌랜더는 약 한 달 전 불펜 피칭에서 무언가가 '딱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로 인해 구속을 약간 희생하는 대신 다른 투구 각도와 더 많은 디셉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등판으로 벌랜더는 통산 553경기 265승 157패 3557⅓이닝 3543탈삼진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게 됐다. 시즌 성적은 27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3.75다.

벌랜더의 '회춘'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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