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광주·전남 지역에 기반을 둔 주류기업 보해양조가 올해 들어 적극적인 자사주 취득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소 아쉬운 실적 흐름과 오너일가의 경영 일선 사퇴로 뒤숭숭한 가운데서도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보해양조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취득을 결의하고 이를 공시했다. 지난 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연이은 자사주 취득 결정이라는 점이 주목을 끈다. 보해양조는 지난달에도 1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실시한 바 있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엔 5억4,000여만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있었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자사주 취득인 것이다.
통상 자사주 취득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로 평가된다. 기업가치는 그대로인 가운데 유통주식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회사의 재무 여력 및 미래 전망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만,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자사주 소각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기업가치는 그대로인 가운데 발행주식총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올라간다. 반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며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나 승계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요인이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정부·여당이 최근 공약 이행을 본격 추진 중인 이유다.
보해양조의 경우 지난달 말 1억1,000여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출연하는 방식으로 자사주 처분을 실시한 바 있다.
아직 자사주 소각은 없었지만, 보해양조의 이러한 행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사주를 주주가치 제고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활용해오다 제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자 처분에 나선 기업들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보해양조의 최근 상황에 비춰보면 더욱 눈길을 끈다. 보해양조는 최근 실적이 다소 아쉬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들어 오너일가 3세 임지선 전 대표와 임세민 이사가 연이어 회사를 떠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예사롭지 않은 변화를 겪기도 했다.
문제는 보해양조가 오랜 기간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등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해양조가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주가 반등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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