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그림에 지문을" 김규석·이주호 모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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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인공지능(AI)이 창작물을 무단 학습하는 시대다. 일러스트레이터와 창작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 속 두 청년 창업자는 "방패를 만들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모리(공동대표 김규석·이주호)는 지난 3월 법인 설립 이후 '지능형 콘텐츠 보안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무기는 'Anti-AI 필터'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노이즈를 이미지에 삽입해 AI가 학습 단계에서 혼동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 기반 기술이다. 이에 따라 특허 2건(10-2024-0160072, 10-2025-0016180)을 출원했다. 일러스트 스타일 복제와 얼굴 기반 딥페이크 모두에 방어 효과를 입증했다.

김 대표는 "화질 저하 없이 학습 차단 효과를 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작가 고유의 스타일을 지키면서 플랫폼 노출 품질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은 속도와 확장성이다. 자체 알고리즘과 병렬 처리로 100장 기준 약 30초 내 처리가 가능하다. 별도 설치가 필요 없는 SaaS 구조라 SDK·API 형태로 유연하게 통합할 수 있고, 플랫폼 수요가 높은 '선택적 자동 적용'과 '백그라운드 비동기 처리'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성과도 나타났다. B2C 서비스 'MORI Art'는 올해 1월 유료화 이후 140명 이상의 유료 고객을 확보했고, PPR 13%, 국내 상업 창작자 점유율 1%를 기록했다. B2B 'MORI Biz'는 글로벌 웹툰 연재 플랫폼 R사와 PoC를 진행 중이다.

또 보안 민감 고객사를 위한 온프레미스 패키지까지 개발하고 있다. 한 콘텐츠 플랫폼 관계자는 "창작자의 '진짜 그림'을 인증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학습 차단과 진본성 보증은 동시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도 빠르게 유치했다. 모리는 지난 5월 인천창경뉴본 투자조합 1호, 스트롱벤처스에서 투자금을 확보했다. 현재는 10억원 규모 후속 라운드를 추진 중이다.

모리는 이와 함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탭엔젤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콘텐츠기업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5 인천 콘텐츠기업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장 시급한 건 GPU 인프라 확충"이라며 "B2B 수요에 대응해 고성능 서버를 확보하고, 동시에 일본 시장 진출과 글로벌 마케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성장 속도만큼 조직 체계도 달라졌다. 초창기 '전원개발' 게릴라 체제에서 올해는 제품개발·사업개발·기술지원으로 분화된 정규군형 조직으로 전환했다. SLA 대응을 위해 개발·배포·모니터링 전 과정을 표준화했고, 글로벌 사용자 로그를 기반으로 기능 로드맵을 수립한다. 김 대표는 "작년엔 전원 공격·전원 수비의 게릴라팀이었다면 지금은 전문성과 역할이 명확한 정규군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모리는 2025년 국내 고객사 확보를 마친 뒤, 2026년 일본을 첫 해외 시장으로 선택했다. 업로드되는 창작물의 76%가 일본풍 일러스트라는 내부 데이터와 장인정신 문화가 그 이유다. 공동대표가 직접 일본에 체류하며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와 접점을 만들고, 현지화 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유럽·미국·동남아 확장도 준비한다. 유럽은 GDPR 규제 대응, 미국은 어도비·클립스튜디오 등 글로벌 툴과의 연동성 확보가 과제다. 동남아 시장은 모바일 퍼스트 환경에 최적화된 경량 SDK와 현지 전자지갑 연동, 초현지화 전략이 핵심이다.

모리의 기술 로드맵은 다층적이다. 우선 Anti-AI 필터의 상시 고도화로 신종 모델을 실시간 차단한다. 이어 Anti-DeepFake 기술을 통해 창작자의 얼굴·신원까지 보호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포렌식 워터마킹으로 불법 유출자를 추적하는 기능을 강화한다. 2026년에는 글로벌 플러그인, 2027년에는 이미지·영상 너머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아우르는 '사전 방어+사후 추적' 통합 보안 플랫폼을 지향한다.


정책·제도 환경도 모리에게는 호재다. 미국에서는 'NO FAKES Act'와 같은 법안이 논의되고 있고, 국내외에서도 AI·딥페이크 규제 공감대가 확산 중이다. 이주호 대표는 "작년이 불안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행동의 시대"라며 "B2B 문의도 단일 이미지 보호에서 '서비스 전면 자동화 체계' 요구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공동대표는 창작자 보호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플랫폼 신뢰와 지속가능성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대표는 "AI 시대의 콘텐츠 보안은 더 이상 자물쇠가 아니라 창작물의 출생증명서이자 디지털 DNA"라며 "창작자가 창작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보호받는 세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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