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제 혜택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전략을 바꾸는 모양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전면으로 내세워 북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선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각형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선보이며 폼팩터를 다양화한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사각캔에 전극이 들어가는 형태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파우치형 ESS용 LFP 배터리만 양산하고 있다. 파우치형은 각형보다 가볍고 열관리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파우치형 투트랙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SS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ESS 배터리 '삼성 배터리 박스(SBB)'의 2.0 버전을 첫 공개한다. SBB 2.0은 LFP 배터리 제품이다. 기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기반으로 양산되는 SBB 1.0, 1.5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
여기에 더해 NCA 배터리 기반의 최신 업그레이드 제품 'SBB 1.7' 제품도 전시해 삼원계와 LFP를 아우르는 ESS 배터리 라인업으로 북미 시장에서 힘을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SK온은 지난달 27~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선보였다. 또 미국 조지아 단독 공장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 ESS 시장은 IRA 종료 도래와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국내 배터리업계에 유망한 신시장으로 꼽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IRA를 개정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오는 9월30일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된다. 이는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당분간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ESS 시장은 미국의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신규 전력망 건설 등으로 호황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000만달러(약 5조1200억원)에서 2030년 50억9000만달러(약 7조900억원) 규모로 연평균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정부가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관세 장벽을 높이는 상태라 국내 배터리업계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가 종료되는 올해 4분기부터 미국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돼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삼성SDI와 SK온도 미국 업체들과의 ESS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미국 ESS 시장을 둘러싼 국내 3사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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