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30조 시대' 양극화 심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올해 건설업계는 경기 침체, 공사비 상승, 안전 리스크 등 복합 악재 속에서도 도시정비사업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 등이 활발히 진행되며 업계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 '집중 현상'으로 양극화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재(8월 기준)까지 국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총 31조683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실적(27조8700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서울시가 최근 재건축·재개발 추진 속도를 높이며,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난 사업지 중심으로 본격 수주전이 진행되면서 대형 건설사 실적이 급상승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047040) 건설부문이 수주고 7조828억원으로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초 서울 '강북권 최대어' 용산구 한남4구역(1조5696억원 규모) 시공권을 따내며 본격 독주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특히 경쟁사인 현대건설(000720)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승기를 잡으며,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총 5조5357억원 상당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뒤를 이었다. 여기에 압구정2구역(2조7488억원) 및 장위15구역(1조4663억원) 등 대형 정비사업 수의계약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 여부가 하반기 판도를 바꿀 주요 분수령으로 바라보고 있다. 만일 현대건설이 이들 사업 모두를 확보할 경우 '수주 누계 10조원 돌파'로 삼성물산과의 격차를 단숨에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근 도시정비시장이 나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건설사에 실적이 집중되는 '수주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고 있다. 실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단 두 곳이 10대 건설사 전체 도시정비 수주액 40%를 차지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격 전략을 통해 5조302억원 상당의 성과를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잇달아 발생한 중대재해사고 때문에 현재는 모든 활동을 멈춘 상태다. 최근 안전 점검이 완료된 일부 현장 중심으로 공사는 재개했지만, 주택사업 부문에 있어 가시적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 활동을 전면 중단한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수주 실적 '제로'에 그쳤다. 

이처럼 도시정비 시장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재무건전성·안전관리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이 검증된 대형 건설사에 집중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참여 기회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 랩장은 "중견 건설사들 역시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은 보이고 있지만, 실제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는 자금력이나 인력 등 여건이 충분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정비사업은 초기 사업비 부담이 크고, 수주 경쟁도 장기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접근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며 "이런 구조적 한계가 시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올 하반기, 상징성과 사업성이 동시에 부각되는 서울 주요 핵심 권역을 무대로 치열한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동과 압구정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한강벨트' 일대가 주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각사들은 이 지역에서의 수주 성과를 통해 시장 내 위상 제고와 향후 사업 확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대형사 중심의 양극화 흐름도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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