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신월야구장 이정원 기자] "감독님의 용기를 늘 기억하고 있죠."
류지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스승을 잊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은 30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신월야구장에서 진행된 故 이광환 前 감독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신월야구장에서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과 서울대 야구부의 경기가 열렸다.
류지현 감독에게 이광환 감독은 잊지 못할 스승이다. 1994년 LG 트윈스 입단 당시 감독이 이광환 감독이었다. 이광환 감독은 류지현을 비롯한 김재현, 서용빈 등 신인 3총사를 적극 기용하며 신바람 야구를 이끌었고 LG의 통산 두 번째 우승도 이끌었다.
경기 전 추모 행사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류지현 감독은 "감독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이렇게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감독님께서는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런 자리가 더욱 뜻깊은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누군가 나에게 '기억에 남는 스승님이 누구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늘 이광환 감독님을 이야기했다. 입단 당시 나에게 의구심을 품었던 분들이 많았다. 대학교 졸업 당시 어깨를 다쳤기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감독님은 나를 믿어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1994시즌 개막전 일화를 꺼냈다.
류 감독은 "개막전 때 9번타자로 나섰고 3타수 무안타를 쳤던 기억이 난다. 보통 그러면 빼거나, 아니면 9번타자로 그냥 두는데 다음날 감독님이 1번타자로 기용하셨다. 내가 감독을 해봤으니까, '과연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정말 넓게 보셨다. 덕분에 이름을 알릴 수 있지 않았나"라며 "감독님의 용기, 가르침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자율 야구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하시는데 자율만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안에는 책임이 있다. 믿음이 있으니 선수들 모두 책임을 다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한국 야구에 새로운 문화를 주입시켰다. 당시만 하더라도 선발과 불펜의 분업화가 되어있지 않을 시기였다. 1986년부터 1987년까지 2년간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야구 유학을 다녀왔다. 당시 가장 선진적인 야구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평을 들었던 세인트루이스와 세이부에서 스프링캠프부터 포스트시즌까지 함께하며 경기 안팎의 준비와 시스템 등을 보고 배우는 시간이 됐다.

류지현 감독은 "당시만 하더라도 선발로 던진 투수가 다음날 마무리나 불펜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감독님은 프로야구의 분업화를 처음 시도하신 분이다. '오늘만 이기면 되지'라는 마인드를 벗어나 한 시즌을 길게 보셨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류지현 감독은 "한국 야구를 위해 숨은 곳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하신 분이다. 묵묵하게 자기 길을 걸으셨다. 한국 야구가 지금 자리 잡기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하셨다. 재조명됐으면 좋겠고,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류지현 감독의 스승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더 힘을 내려고 한다.

류 감독은 "그 어떤 날보다 오늘이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 11월에 있을 평가전부터 시작해 대표팀도 언제나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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