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의정 갈등?" 제약바이오, R&D로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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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사옥. /각 사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올 상반기 불경기와 의정 갈등 여파 속에서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신약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7곳의 올 상반기 합산 R&D 투자금은 약 94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상반기 전통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집행한 곳은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은 1073억원을 투입해 전년 동기(1048억원) 대비 2.4% 늘렸다. 매출의 약 10%를 R&D에 쓴 셈이다. 이 회사는 항암, 비만·대사, 면역·염증 질환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와 면역항암제 'YH32367', 'YH32364' 임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연구개발에 1062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동기(989억원)보다 7.4% 늘어난 금액으로, 매출 대비 비중도 12.6%에서 14.1%로 높아졌다. 대사질환과 항암 분야에 집중하고 있으며,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올해 말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근육 증가 효과를 노린 신개념 비만약 'HM17321' 등 다양한 기전의 신약 개발도 병행 중이다.

종근당은 상반기 83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년 동기 674억원보다 23.3% 늘어나며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매출 대비 비중은 9.95%로 집계됐다. 최근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 신약 ‘CKD-703’ 임상 1·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며 글로벌 임상 개발에 나선 것이 연구개발비 증가로 이어졌다.

녹십자는 같은 기간 827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801억원보다 3.3% 늘어났으며, 매출 대비 비중은 10.3%에서 소폭 줄어든 9.4%였다. 미국 관계사 큐레보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 '아메조스바테인'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인용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혼합백신 'GC3111B'와 희귀질환 치료제 'GC1130A'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5대 전통제약사 중 유일하게 줄었다. 대웅은 올 상반기 106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하며 전년 동기(1188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 대비 R&D 비중은 15.7%로 7개사 중 가장 높았다. 현재 폐섬유증 치료제를 비롯해 마이크로니들 성장호르몬제, 탈모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개발완료된 품목 출시 등에 따른 변화"라며 "다만, 경상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약 753억원) 대비 3.32% 증가한 약 77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R&D 고정비용 규모는 커졌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왼쪽), 삼성바이오로직스. /각 사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2297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해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2067억원) 대비 11.1% 늘어난 수치로, 매출 대비 비중은 12.7%였다. 셀트리온은 ADC와 다중항체 분야를 신성장축으로 삼아 2028년까지 총 13개 후보물질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8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셀트리온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770억원)보다 무려 29.1% 늘어나 증가율은 7개사 중 가장 높았다. 매출 대비 비중은 8.8%로 가장 낮지만, 공정 개선과 생산성 향상,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 등이 반영됐다.

한편, 올 상반기 연구개발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별로 증감세가 엇갈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30명에서 449명으로 늘었고, 한미약품도 668명에서 67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종근당은 546명에서 543명으로, 녹십자는 443명에서 428명으로 다소 감소했다. 대웅제약 역시 260명에서 225명으로 인력이 줄었다.

셀트리온은 661명에서 768명으로 크게 늘려 연구개발 인력을 적극 확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부문에서 530명에서 616명으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70명에서 657명으로 각각 늘어나며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주요 기업들이 R&D 투자를 늘린 것은 의미가 크다"며 "신약 파이프라인 성과가 가시화되면 업계 전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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