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사' 이재성이 '헤더도사'가 될 수 있는 이유[심재희의 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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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이 29일 로젠보리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바이퍼(오른쪽)의 득점 후 함께 기뻐하는 이재성(가운데).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180cm 70kg.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활약하는 이재성(33)의 신체 조건이다. 그리 큰 키가 아니고, 피지컬도 상대 중앙수비수들과 비교하면 열세다. 하지만 이재성은 헤더 득점을 곧잘 터뜨린다. '헤더도사'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신기하다.

높이와 힘을 고려할 때 공중전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확실하게 이기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더로 골을 잘 잡아낸다. 비결은 공간 장악과 타이밍 포착에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빈 공간을 잘 파고들고, 완벽한 타이밍에서 헤더를 작렬한다. 크로스 궤적을 정확하게 읽는 눈도 정확하다.

이재성은 29일(한국 시각) 독일 마인츠의 메바 아레나에서 펼쳐진 로젠보리(노르웨이)와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콘퍼런스리그(UECL)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멋진 헤더 골로 팀의 4-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원정 1차전에서 1-2로 밀린 팀을 끌어올리며 본선 진출권을 선물했다.

1-1로 맞선 전반전 막판 득점을 올렸다. 전반 43분 안토니 카시가 오른쪽에서 날린 크로스를 높게 떠오르며 머리로 받아 골문을 갈랐다.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문전 쇄도를 했고, 상대 수비수보다 앞선 위치를 점유하며 강력하게 헤더 슈팅에 성공했다. 휘어져 오는 크로스를 머리로 틀며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게 골문을 갈랐다.

아무리 키가 크고 몸싸움에 능해도 정확하게 공을 맞히지 못하면 헤더의 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작은 키와 약한 피지컬에도 불구하고 상대 수비수의 방어를 잘 피하고 완벽한 타이밍에서 공을 맞히면 정확하고 강력한 헤더를 시도할 수 있다. 이재성이 바로 그런 선수다. 신체적인 약점을 축구 지능과 감각으로 뛰어넘으며 '헤더도사'로 거듭난 셈이다.

이재성은 K리그 전북 현대 시절부터 헤더에 능했다. 드리블, 패스, 슈팅, 공간 돌파, 수비, 그리고 헤더까지 모두 수준급 실력을 보여 '축구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 국가대표팀에서도 헤더 골을 곧잘 만들었다. '헤더도사'로서 해결사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이재성.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날 경기에서는 헤더 골 이후에 놀라운 페이크 플레이로 추가골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전반 44분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침투해 오른쪽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다리 사이로 흘려 보냈다. 다리를 벌리며 일부러 공을 빠뜨려 뒤에 있던 넬손 바이퍼의 골을 도왔다.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페이크 동작으로 득점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축구도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고 보니, 2018년에 진출 후 7년 동안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한국 국가대표로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활약 중이다. 손흥민과 같은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나가는 이재성. '축구도사'로서 계속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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