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봉관 회장의 뇌물 공여와 정부 차원의 지역주택조합 사업 관련 대책 마련 움직임으로 서희건설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후계구도의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봉관 회장의 세 딸 중 2세 시대를 주도할 인물이 확고하지 않은데다, 그나마 앞서 있던 장녀 이은희 부사장이 예사롭지 않은 변수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 장녀 이은희 부사장 ‘중대 변수’ 직면
서희건설은 현재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우선, 최악의 오너리스크에 휩싸였다. 이봉관 회장이 영부인으로서는 최초로 구속된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목걸이 등 금품을 건넸다고 자수한 것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후 추가 뇌물 여부 및 대가성 확인을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서희건설은 여러 리스크로 인해 업계 전반이 기피하던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적극 공략해 가파른 성장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과 비위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새롭게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있어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런 가운데, 서희건설의 후계구도 향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봉관 회장이 80대에 접어든 데다, 불미스런 사건으로 경영 일선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이봉관 회장이 세 딸을 자녀로 두고 있는 점과 아직은 2세 후계구도가 확고하지 않은 점도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이봉관 회장의 세 딸은 장녀 이은희 부사장과 차녀 이성희 전무, 삼녀 이도희 전략기획실장이다. 세 딸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현재 비교적 돋보이는 건 역시 장녀다. 이은희 부사장은 세 자매 중 직위가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지분 측면에서도 조금 앞서 있다. 이은희 부사장이 직접 보유 중인 서희건설 지분은 0.81%다. 두 동생은 각각 0.72%씩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서희건설은 오너일가 지배하에 놓인 계열사들이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 계열사 지분도 대체로 동생들에 비해 많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적인 수순이라면 이은희 부사장이 후계구도를 이끌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불미스런 파문에 휩싸이면서 이은희 부사장에게 큰 변수가 드리우게 됐다.
이은희 부사장의 남편은 검사 출신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다. 박성근 전 실장은 이봉관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금품의 대가로 요직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봉관 회장이 사위에 대한 인사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넸다는 것으로, 이는 자수서에 담긴 내용이기도 하다. 이에 특검은 28일 박성은 전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박성근 전 실장에 대한 인사청탁이 사실로 드러나고, 추가적인 문제 및 의혹으로 이어질 경우 이은희 부사장은 후계구도상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후계구도에서 그나마 가장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은희 부사장 앞에 중대 변수가 등장하면서 서희건설의 2세 후계구도는 더욱 짙은 안갯속에 빠져든 모습이다.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서희건설이 후계구도 측면에선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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