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강성 반탄(탄핵 반대)파인 장동혁 후보(이하 대표)가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 대표 결선투표에서 김문수 후보를 5.76%포인트(P) 차로 앞서며 신승을 거뒀다.
장 대표는 ‘당심’에서 김 후보를 앞서며 승리했다. 국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게 20%P 뒤졌지만,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김 후보를 눌렀다.
강성 반탄파인 장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을 잡으면서, 당 안팎에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찬탄(탄핵 찬성)·반탄파’간의 내홍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찬탄파 내에서 장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도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을 수차례 언급한 상황에서 장 대표도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강경 대여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장 대표 선출에 통상적인 축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 ‘선명성·보수 유튜버 지원’이 승리 견인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선거 결선에서 장 대표는 총 22만302표(50.27%)를 득표하며 21만7,935표(49.73%)를 얻은 김 후보를 눌렀다. 차이는 2,367표(0.54%P)였다. 장 대표의 승리 배경에 ‘당심’이 있었다. 이번 결선투표는 당원 80%·국민 여론조사 20%의 반영 비율로 치러졌는데, 장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김 후보를 크게 앞섰다.
장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18만5,401표(52.88%)를 득표하며 김 후보(16만5,189표·47.12%)를 5.76%P 차이로 앞섰다. 반면 국민 여론조사에선 김 후보가 5만2,746표(60.18%)를 얻어 3만4,901표(39.82%)를 득표한 장 대표에게 20.36%P차이로 앞섰다.
이번 결선에선 지난 22일 치러진 당 대표 본경선 결과도 발표됐는데, 여기에서도 장 대표가 1위를 차지했다. 순위는 장 대표가 36.85%를 얻으며 1위를, 김 후보(31.54%), 조경태 후보(17.57%), 안철수 후보(14.04%)가 뒤를 이었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가 대선 후보를 지낸 만큼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장 대표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장 대표와 김 후보 모두 반탄파로 분류됐던 만큼, 결선투표 당시 선거 전략에서 결과가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는 결선에서 찬탄파와 친한계(친한동훈계)에 대한 포용을 강조한 반면 장 대표는 ‘안에 있는 적 1명이 훨씬 더 위험하다’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선명성’을 부각했다.
또 극우 성향 유튜버인 전한길 씨 등 강성 보수 유튜버들의 지원도 장 대표 승리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경선 초반 전 씨 등 보수 유튜버들이 주관하는 토론회 방송에 가장 먼저 참석 여부를 밝힌 바 있고, 지난 19일 TV 토론회에선 ‘내년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전 씨 중 누구를 공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 씨를 선택하기도 했다.
장 대표도 보수 유튜버들의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일반 여론조사에선 6대 4의 결과를 받고 패했다”며 “그럼에도 당원들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줬다. 그건 많은 보수 유튜버들이 당원들께 ‘왜 장동혁이 돼야 하는지’ 거의 예외 없이 한목소리로 지지를 보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국힘 내홍·여야 대치’ 불가피… 일각선 ‘분당’ 관측도
강성 반탄파인 장 대표의 당선으로 당 안팎의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정치권에선 당내 ‘찬탄·반탄파’의 내홍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찬탄파 내에선 장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들, 외려 당을 위협에 빠뜨리고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사실상 찬탄파와 친한계를 겨냥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인선 기준에 대해서도 ‘능력’을 강조하며 “기계적 탕평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면회를 가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접견 제한이 해제됐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전당대회 기간 중에 당원과 국민께 말씀드렸던 것은 특별한 변화가 생겨서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 대표 입장에 찬탄파에서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 대표 후보였던 조경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정도가 아니라 당을 침몰로 몰고 간다면 신임 대표라도 두고 볼 수 없다”며 “위헌·불법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내란수괴죄로 재판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을 옹호·지지하는 세력과 함께 손을 잡고 당 대표에 당선된 장 대표는 이제라도 특정지지 세력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힘 전 당원의 대표란 점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이후 곧바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받는 윤 전 대통령을 접견하겠다는 것이 제대로 된 발언인가”라며 “국민 대다수가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파면에 동의하는데 그 국민과 반하는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당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취임 첫날부터 당 내부의 파열음이 발생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분당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계파가) 사사건건 대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분당은 사실상 불가피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20일 CBS 라디오에 나와 “한동훈 계열 모 인사를 만났는데 장동혁이 당 대표되면 자기들은 탈당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전한길 공천 확정, 한동훈 또 탈락! 분당의 길로 들어섰다. 윤석열 고문 취임?”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향후 여야 간의 ‘강 대 강 대치’도 더 심화할 전망이다. 정 대표가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을 수차례 언급한 상황에서 장 대표도 강경 대여 투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모든 우파 시민들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고, 페이스북엔 “사망한 법치주의를 살려내 이재명 재판을 재개하고, 민주당의 국회발 내란과 싸워 승리하겠다”며 “2026년 지방선거 승리, 2028년 총선 승리, 그리고 이재명 정권의 조기종식을 통한 정권 재탈환이 우리 공동의 목표”라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통상적으로 이어지던 축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대신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통상적으로 축하해야 마땅하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쌍둥이’의 결선이었고 결국은 ‘극우 강화’의 노선을 편 장동혁 후보의 당선으로 ‘전당대회’가 아닌 ‘전길대회’로 전락하였기에 축하의 말은 의례적으로라도 건네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한길과 손을 맞잡고 ‘내란 수괴 복당’을 외치던 후보를 당 대표로 환영하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내란에 대한 반성도, 수괴와의 단절 의지도 보여주지 못하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기대를 거는 국민은 이제 아무도 없다”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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