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경쟁영화제로 새 출발에 나선다. 역대 최대, 최고의 기념비적 라인업과 함께다.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열렸다. 행사에는 박광수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김영덕 마켓위원장,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해 경쟁영화제로서 새 출발에 나선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아시아 주요 작품 14편을 초청해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등 5개 부문에서 '부산 어워드'를 시상한다.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3년만 신작 '어쩔수가없다'다.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해고된 뒤 아내 미리(손예진)과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 월드프리미어(World premiere, 국내외를 불문하고 영화가 최초로 공개되는 것)가 아님에도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박광수 이사장은 "올해는 경쟁 부문이 처음 만들어졌다. 경쟁부문에 참여한 14편의 영화가 모두 기자회견을 가질 것"이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오픈하는 영화들도 있다. 모두 아시아인의 시선으로 재평가될 예정이다. 새로운 포맷이 한 번에 잘 완성될 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고민하며 수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제에 가면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이 부분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경우가 있다. 영화제 자체의 메커니즘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이런 관객과 극장의 관계에 새로운 접근을 하겠다"고 대중친화적인 영화제를 향한 포부감을 드러냈다.

경쟁 부문 초청작은 총 14편이다. 시상식은 폐막식에서 진행되며, 대상 작품이 폐막작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특히 폐막식 전까지 수상자·수상작이 공개되지 않는다. 폐막식 당일 오전 기자회견은 물론, 배우와 감독 역시 폐막식 입장 때까지 수상 여부를 알 수 없다.
그동안 한 해에 2~3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부산국제영화제는, 30회를 맞아 5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지아장커, 두기봉, 차이밍량, 이창동, 박찬욱 등이 나서는 '아시아 영화의 결정적 순간들'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마르코 벨로키오, 주먹의 영화', 감독이자 세계적인 배우인 줄리엣 비노쉬에 주목한 '줄리엣 비노쉬, 움직이는 감정' 등이다.
한국 신예 여성 감독들이 한국영화를 한 편씩 선정 및 소개하고, 해당 작품의 선배 감독들과 대화를 나누는 '우리들의 작은 역사, 미래를 부탁해!'도 진행된다. 봉준호 감독과 언론인 손석희,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을 비롯해 국내외 영화 및 문화계 명사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를 직접 선정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나누는 '까르뜨 블랑슈'도 마련된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의 위기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잘 알고 계실 거다. 이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가 30회를 맞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소신과 목적 중 하나가 영화제로서 한국영화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기원하는 축제의 현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인들의 참석 의지, 참여 의지가 굉장히 높다. 이 자리에서 많은 감독과 배우를 전부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대표적으로 박찬욱, 이창동, 김성수, 임순례, 봉준호, 장재현, 민규동 등 세대를 막론하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한국영화에 힘을 보태고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를 비롯해 많은 영화인들도 부산을 찾을 것"이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30주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세계적 거장들도 부산을 방문한다. 유럽 최고의 거장 이탈리아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은 특별전을 계기로 생애 처음 아시아 지역 영화제를 찾는다. 배우 줄리엣 비노쉬, 션 베이커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도 감독 등도 내한한다. 일본의 와타나베 켄, 니노미야 카즈나리, 오구리 슌, 홍콩의 양가위, 대만의 서기·허광한, 그룹 세븐틴 멤버 준 등 아시아 스타들도 레드카펫을 수놓는다.

정 집행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에 때때로 굉장히 유명한 스타 배우들, 스타 감독들이 찾았던 적이 있다. 30회를 맞이해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해외 게스트 라인업은 우리로서는 기념비적이고 역대 최대, 역대 최고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런 라인업이 형성됐다"며 "개인적으로 열거한 감독과 배우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을 거라 상상해 보지 못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기념비적인 현장을 만들었다고 자긍심을 느낀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비전 섹션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돼 한국 12편, 아시아 11편이 선정됐다. '포럼 비프'(Forum BIFF)는 '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OTT와 국제공동제작,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한국독립영화 등 4가지 세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동네방네비프는 올해 '바람길'이라는 주제로 김해국제공항과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부산대 어린이병원 등 15곳으로 영화제를 확장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는 이란의 대표적인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다. 올해의 까멜리아상 수상자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이자 배우, 프로듀서,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인 실비아 창이다. BIFF 시네마 마스터 명예상은 이탈리아의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가 수상한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올해에는 영화의전당 등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공식 초청작 64개국 241편으로, 지난해보다 17편이 늘었다. 커뮤니티비프 87편 등을 포함하면 총 328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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