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냈다” 이정후·김혜성과 키움 타선을 이끌어갈 주역으로 여겼는데…5년의 인내, 드디어 터지나[MD광주]

마이데일리
박주홍/키움 히어로즈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잠깐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박주홍(24)은 2020년 1차 지명자다. 키움이 상당히 공들여 얻은 자원이었다. 1차지명 당시 서울 3개 구단(키움,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은 돌아가며 먼저 선택권을 가졌는데, 당시 키움은 LG에 이어 두 번째 픽을 박주홍에게 했다.

박주홍/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그만큼 키움이 박주홍의 실링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고졸 타자가 프로 1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래도 2~3년 안에 1군 중심타선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있었다. 이미 팀을 떠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끌 주역이란 의미.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박주홍은 지난 5년간 1군과 2군을 오갔다. 아니, 2군에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국가유공자 병역혜택 대상자다. 2023년 11월부터 6개월간 사회복무요원을 하고 키움에 돌아왔다. 사실상 공백기 없이 커리어를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 5시즌간 1군에서 30경기 이상 나간 적이 없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까지 77경기에 나갔다. 좌익수와 우익수를 번갈아 보다 최근엔 우익수 출전 비중이 높다. 주전 한 자리를 드디어 꿰찼다. 157타수 37안타 타율 0.224 3홈런 16타점 18득점 OPS 0.653 득점권타율 0.208이다. 단, 최근 10경기 31타수 12안타 타율 0.385 1홈런 5타점 8득점에, 8월 17경기서 48타수 18안타 타율 0.375 1홈런 7타점이다.

박주홍은 2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감독대행님이 계속 기회를 준다. 결과가 좋게 나오다 보니까 마음도 좀 편해진다. 이제 찍고 친다”라고 했다. 레그 킥을 버리고 노스텝 타격을 한다는 의미. 코치들의 추천이 있었지만, 최종 결정은 본인이 내렸다.

박주홍은 “하체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찍고 치다 보니 다시 좋아졌다. 작년까지 다리를 들고 치다 작년 시즌 끝나고 찍고 치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려움이 많았는데 일정하게 좋은 밸런스가 나온다. 완전한 내 것이 아니어서 왔다 갔다 했지만, 지금은 좋아졌다. 경기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자신감도 얻었다”라고 했다.

노스텝 타격은 말 그대로 다리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몸에 반동을 주는 동작을 없애 안정적인 자신의 폼으로 타격할 수 있다. 결국 박주홍은 정확한 타격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일단 정확성을 올려야 장타도 나오는 법이다. 박주홍은 “공이 배트 중심에 잘 맞아야 결과가 나온다. 그동안 스윙이 너무 많았다. 이제 컨택에 조금씩 자신감이 생긴다”라고 했다.

지난 5년간 극심한 성장통을 앓았다. 박주홍은 “처음에는 ‘뭐 하다 보면 되겠지’ 싶었는데 계속 안 되니까…그냥 실력이 부족해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전임 홍원기)감독님이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해줬다. 내가 갖고 있는 게 지금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가 없고, 그게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에 부담이 있어서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했다.

이제 박주홍은 지금의 타격자세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익힌 뒤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그는 “일단 이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첫번째다. 맞추는 것에 자신감이 생기면 장타를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성장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박주홍/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과거를 추억할 정도로 약간의 여유를 찾았다. 박주홍은 “시즌 초반에 잠깐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냈는데 계속 그걸 유지하면 좋았을 텐데…또 자세가 무너지니까 헤맸다. 이제 다시 밸런스를 찾았다. 결국 내가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느낌을 유지해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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