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많이 아쉽다" 타선도 안 터지는데, 155km 좌완 파이어볼러 말소→초비상의 롯데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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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민기가 많이 아쉽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13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홍민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홍민기는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꽃을 피워나가고 있다. 입단 5년 만이다. 이렇게 홍민기가 늦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배경에는 부상도 있었지만, 들쭉날쭉한 제구도 한몫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홍민기의 올해 2군 전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후 10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가 5개에 불과할 만큼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를 1군으로 불러 기회를 주기 시작했고, 150km 초·중반의 패스트볼을 자신감 넘치게 던지는 모습을 보고, 후반기부터는 '필승조'로 승격시켰다.

그런데 홍민기가 지난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이전과 다른, 너무나도 생소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홍민기는 삼성 박승규를 상대로 4개의 볼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형성되는 볼이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리고 홍민기는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가게 됐고, 19일 잠실에서 열린 LG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2구 만에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이 홍민기를 1군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가 1군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물음에 "그분이 오셨다"는 농담으로 애써 착잡한 마음을 숨겼다. 이어 "갑자기 이러네…"라며 "삼성전(17일) 첫 타자부터 그러더니. 2군에 가서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다. 본인이 딱 '느낌이 이상하다'고 그랬나 보더라. 어제도 불펜에서도 마운드에서도 공을 저쪽에다가 집어던지더라"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마이데일리2025년 7월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마이데일리

홍민기가 빠지게 된 가운데 최준용이 돌아온 것은 반가운 요소지만, 사령탑은 필승조인 좌완 파이어볼러가 이탈한 것을 더욱 아쉬워했다. 그는 "(최)준용이는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홍)민기가 제대로 던져주면, 준용이가 빨리 오면 좋지만 조금 늦어도 되는데, 민기가 많이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홍민기가 갑작스럽게 '영점'을 잃어버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김태형 감독은 "항상 본인이 갖고 있던 것이다. 각 팀마다 그런 선수들이 있지 않나. 몇몇 선수들이 갖고 있는게 있는데, 그게 꼭 온다. 민기도 좋은 구속을 갖고 있는데, 2군에서 제구가 왔다 갔다 했었다. 그러다가 좋아졌고, 1군에서 와서 완전 '잡았다'고 했었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라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단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만큼 다시 제구가 잡힌다면, 홍민기는 언제든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가 잡혔던 제구를 갑작스럽게 잃어버리게 된 만큼 걱정이 큰 듯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기존의 퍼포먼스를 되찾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홍민기의 콜업 시기에 대한 물음에 "없다"며 "2군에서 계속 던져볼 것이다. 그런데 한 번 이렇게 되면, 다시 1군에 올라왔을 때 그 앞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 일단 2군에서 던지는 것에 계속 보고를 받아볼 것이다. 그리고 9월 엔트리가 확대될 때 한 번 올릴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반기를 마친 시점에서 올 시즌 가장 큰 성과로 주저없이 홍민기의 발견을 언급했던 김태형 감독. 홍민기가 기존의 폼을 찾지 못할 경우 김태형 감독의 불펜 운용은 다시 시즌 초반처럼 큰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홍민기의 공백은 20일 경기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롯데는 선발 나균안이 내려간 이후 6, 7, 8회까지 매 이닝 실점하면서 3-5로 LG에 무릎을 꿇었고, 무려 22년 만의 10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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