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심지원 기자] 중국 가전 업체들이 국내에서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강자인 로보락에 이어 신규 진입한 ‘드리미’와 ‘모바’까지 점유율 확대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가전 업체 드리미는 오는 21일 ‘2025 드리미 신제품 론칭쇼’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드리미는 ‘매트릭스 10 울트라’, ‘아쿠아 10 울트라 롤러’ 등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신제품을 소개하고, 국내 시장에서의 성과 및 내년 전략에 대해서 공유할 예정이다.
드리미의 서브 브랜드였으나 독립한 모바도 오는 20일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모바는 행사에서 정식으로 브랜드 론칭을 알리고,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드리미와 마찬가지로 향후 전략 등도 함께 소개할 방침이다. 에코백스는 오는 25일 차세대 로봇청소기 ‘디봇 T50 프로 옴니’의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연이어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 업체 로보락이 45~5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10~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로보락은 지난 2021년 한국 시장 첫 출사표를 던진 뒤 진출 1년 만인 2022년 점유율 1위를 꿰찼다.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에만 S9 맥스V 시리즈인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 5축 접이식 로봇 팔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Saros Z70) 등 총 3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사업은 여전히 속도가 더디다. 두 회사는 오는 9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에서 개막하는 ‘IFA 2025’에서 신형 로봇청소기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8월 ‘로보킹 AI 올인원’ 출시 후 1년 가까이 소식이 없다. 올해 2월 LG전자 미국법인이 메리어트 디자인 랩과 협력해 호텔용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 것이 가장 최신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미디어 행사에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을 공개했으며, 해당 제품은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구석이나 벽면 등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뻗어 닦아내는 ‘팝 아웃’ 기능을 갖춰 사각지대 없이 청소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물론 점유율 1위 중국산 로봇청소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올해 초 로보락은 한국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사물인터넷(IoT) 기업 항저우투야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투야)에 공유할 수 있다는 개인정보 처리 방침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로보락은 당시 “로봇청소기가 자체적으로 수집하는 영상·오디오 데이터 등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고, 제3자에게도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소비자들의 눈초리는 따갑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성능과 보안성을 강화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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