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사료첨가제 및 동물약품 기업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진바이오텍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이 울렸습니다. 지난 5월 2대주주로 등장했던 ‘슈퍼개미’ 김성호 리뉴메디칼 대표가 지분을 10%대 수준까지 늘리는 한편,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 겁니다. 창업주이자 현재 최대주주인 이찬호 진바이오텍 대표의 지배력이 공고하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치열한 분쟁이 예상됩니다.
진바이오텍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어떻게 점화됐을까요?
2000년 설립돼 2006년 코스닥 상장사로 발돋움한 진바이오텍은 지난해 매출 829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한 건실한 기업입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40.49%로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죠.
이러한 진바이오텍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건 지난 8일 한 공시를 통해서입니다. 바로 진바이오텍 2대주주 김성호 리뉴메디칼 대표가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 인데요.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는 경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공시 의무가 발생합니다. 본인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이 5%를 넘기게 되면, 보유상황과 보유목적, 보유 주식 등과 관련된 주요 계약 내용 등 정해진 사항을 공시로 밝혀야하죠. 이는 일반 소액투자자들을 보호하고, 경영권 경쟁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기업지배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라 할 수 있습니다. 김성호 대표의 이번 공시 역시 이러한 규정에 따라 이뤄졌고요.
김성호 대표가 진바이오텍 2대주주로 등장한 건 지난 5월입니다. 본인이 4.61%, 리뉴메디칼이 0.6%의 지분을 사들이며 보유 지분이 단숨에 5%를 넘겼고, 이에 따라 공시 의무가 발생했죠.
당시만 해도 김성호 대표는 진바이오텍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장내매수를 통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간 건데요. 첫 공시로부터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달 초에는 보유 지분이 9.88%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김성호 대표는 또 한 번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발톱을 드러냈습니다. 보유 지분은 10.91%로 늘어나 두 자릿수를 돌파했고, 보유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됐죠. 기존 경영진 및 최대주주에게 ‘선전포고’를 한 셈입니다.
경영권 분쟁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까요?
경영권을 위협받게 된 이찬호 대표는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28.64%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지배력이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죠. 또한 현재 10.91%까지 보유 지분을 늘린 김성호 대표는 향후에도 지분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성호 대표는 경영권 분쟁에 본격 돌입한 만큼 공세에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주주명부를 확보하고, 회계장부를 확인하고,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주주환원 정책이나 이사 선임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죠.
이때 관건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될 텐데요. 이찬호 대표와 김성호 대표 모두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긴 어려운 만큼,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진바이오텍은 앞서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2020년 실적을 바탕으로 2021년에 배당을 실시한 이후 4개 사업연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죠. 김성호 대표는 이러한 점을 적극 공략하며 소액주주들의 표심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맞서 이찬호 대표도 주주환원 정책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주가치 제고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주주환원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나아가 김성호 대표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리뉴메디칼의 우회상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리뉴메디칼이 2027년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점에서입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진바이오텍이 어떤 앞날을 맞게 될지 주목됩니다.
김성훈, 진바이오텍 관련 ‘주식 등의 대량보유 상황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50811000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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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11.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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