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호남에 공들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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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정 대표가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념탑 앞에서 분향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정 대표가 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념탑 앞에서 분향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당 대표 취임 후 일주일 새 호남을 두 번 방문했고, 당내 인선에도 호남 인사를 적극 기용하고 있다.

또한 호남 지역 발전을 논의하기 위해 당 차원의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가 호남에 힘을 쏟는 것은 호남이 그간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희생을 치른 만큼, 보상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선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 일주일 새 2번 방문… ‘호남 인사’도 적극 기용

8일 정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호남을 찾았다. 정 대표의 호남 방문은 당 대표 취임 후 두 번째다. 앞서 그는 당 대표 취임 첫 일정으로 전남 나주를 찾아 수해복구 활동에 나선 바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호남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광주 영령들이 바라는 뜻대로, 대한민국 법대로 내란 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전남 무안에 위치한 민주당 전남도당으로 이동해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에서 “호남은 민주주의의 성지, 그리고 민주당의 심장과도 같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화의 성지”라며 “이번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80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 간 광주 영령들의 공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호남 지역 발전을 위한 특위 구성에도 나섰다. 그는 “올해 안에 호남발전특위에서 호남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그 성과물을 당에 보고하면, 그 내용을 갖고 정부와 협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위는 향후 공공의대 설립과 교통망 확충 등 호남의 숙원 사업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최고위 후 전남 무안 수해 현장으로 이동해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 대표의 호남 공들이기는 당내 인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당 대표 취임 후 호남 인사를 적극 기용하고 있다.

우선 지난 6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호남을 지역구로 둔 서삼석 의원을 임명했다. 또 권향엽 대변인과 검찰정상화 특별위원장인 민형배 의원, 윤리감찰단장인 박균택 의원도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또 비서실장을 맡은 한민수 의원과 정무실장인 김영환 의원 등은 호남 출신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진은 정 대표가 8일 오전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의 텃밭인 호남에 공을 들이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사진은 정 대표가 8일 오전 전남 무안군 민주당 전남도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정치권에선 이러한 정 대표의 행보가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호남인데, 이재명 정부의 지지 기반을 더 다질 것이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서도 미리 호남의 민심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나쁜 일이 아니다”라며 “호남에 가면 갈수록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 가능성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한 상황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호남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았을 당시 조국혁신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의 견제 세력으로 떠올랐다. 일례로 지난 총선 당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 지난 4월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도 조국혁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기도 했다. 

◇ “다 어디갔나”… 호남 의원 기강 잡은 정청래

이러한 가운데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호남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꾸짖기도 했다. 일부 광주·전남 의원들이 호남 현장 최고위에 불참하자 “광주·전남 소속 국회의원들은 다 어디 갔나”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안 오신 분들은 왜 안 오셨나”라며 “사무총장께서 왜 안 왔는지 사유를 조사해서 보고하도록 하시라.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최고위에 불참한 호남 의원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정진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4년 1개월 맘(마음) 놓고 쉰 적이 없다”며 “그래서 큰맘 먹고 아내와 함께 온 독일 여행 3일째. 호남 최고위 소식을 이곳에서 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정진욱은 속 좁은 사람이 아니다”라며 “오해 없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김원이 의원도 “저는 지금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오션에너지패스웨이와 주한덴마크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6일에서 13일까지 영국과 덴마크를 방문 중”이라며 “정 대표님이 참석하는 호남 최고위원회의가 8일에 개최된다는 사실을 6일 오후 알게 됐으나, 6일이 출국일이어서 방문 일정을 조율하기가 사실상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개호 의원은 “나가사키 원폭 한국인 피해자 추도식이 한일의원연맹과 민단 나가사키 본부 주관으로 8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현지에서 열렸다”며 “한일의원연맹 부회장 자격으로 주호영 회장, 이재강 국회의원, 유영하 국회의원과 함께 추도식에 참석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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