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고척 심혜진 기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멀티 도루를 펼쳤다. 미친 야구 센스를 보여준 것이다.
양의지는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서 4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도루는 경기 초반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 야수 선택으로 출루했다. 박준순의 중견수 뜬공 때 2루에 있던 이유찬이 3루로 진루했다. 2사 1, 3루에서 LG 선발 송승기가 양의지를 신경쓰지 않자 김인태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2, 3루 압박했지만 김인태가 삼진을 당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팀이 1-3으로 역전을 허용한 5회초에 양의지의 두 번째 도루가 나왔다.
양의지는 2사 후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번 이닝에서 LG는 포수를 이주헌 대신 박동원을 내보낸 상황. 송승기의 초구가 빠지자 박동원이 블로킹을 하면서 양의지를 의식했다. 양의지는 왼손을 들어보이며 뛰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였다.
이후 공 1개를 더 뿌렸지만 양의지는 뛰지 않았다. 그제서야 송승기가 안심했던 것일까. 3구째 슬라이더를 던질 때 다리를 높게 들고 투구를 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양의지가 또 2루를 훔쳤다. 박동원이 허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양의지는 도루를 하기 전 1루에서 코치와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집중을 했고, 바로 뛰는 센스를 보였다.
여기에 박준순이 좌전 안타를 터뜨렸고, 양의지는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양의지의 발로 한 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양의지의 한 경기 2도루는 통산 두 번째다. NC 소속이었던 2019년 9월 12일 수원 KT전 이후 2156일만이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타이밍이) 좋으면 가라는 사인을 내긴 했다. 양의지는 맡겨놓는 편이다. 그래서 투수가 방심하다든가 폼이 커진다든가 하면 한 번씩 찬스 삼아서 시도를 한다"고 껄껄 웃어보였다.
양의지와 더그아웃에서 한 일화도 전했다. 조 대행은 "어제 한 경기 2개 도루 한 적이 있냐고 물어보니 통산 도루 숫자(59개)를 이야기해주더라. 듣고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 대행은 양의지의 야구 센스를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조 대행은 "그 틈을 이용해줘서 그 도루 이후 득점타가 나오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이, 도루는 필요하지만 가야 될 상황과 그렇지 않아야 할 상황 그리고 타석에서는 초구를 쳐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등 상황에 대해 공부도 하고 보이는 게 있으면 얘기를 하자고 한다. 양의지가 그런 부분에 있어 경험도 많도 그런 상황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정말 탁월한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이 좀 배울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야구의 센스, BQ라고 하지 않나. 젊은 선수들이 양의지의 센스를 같이 배워가면서 플레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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