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셀트리온이 미국에 인수한다는 공장일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전문지 엔드포인츠 뉴스는 릴리가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매각하기 위해 한 인수자와 마무리 협상에 돌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서 릴리의 제조운영 책임자인 에드가르도 헤르난데스 사장은 "인수자와 마무리 협상에 돌입했으며, 올해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릴리는 비만·당뇨 치료제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지만, 향후 항체 치료제보다 펩타이드 약물, 저분자 화합물, 핵산 치료제 등 차세대 플랫폼에 집중하기 위해 해당 공장 정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올해 2월 릴리는 270억달러(약 37조5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에 주사제 치료제 생산시설 1곳을 포함한 4개의 제조 공장을 건설하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브랜치버그 공장은 이러한 투자 계획에 맞춰 매각 대상으로 분류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공장은 릴리가 2008년 바이오기업 임클론을 인수하며 편입한 생산 캠퍼스다. 2007년부터 항암 항체치료제 ‘어비툭스’를 비롯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베브텔로비맙’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해온 핵심 설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준을 충족하는 대규모 cGMP 기반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이며, 최근까지도 상업용 제품 및 임상 시료의 위탁 생산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공장은 2019년 FDA 현장 점검에서 다수의 위생·품질 문제가 지적됐고, 2023년 7월 실시된 점검에서도 제조공정 추적 미비, 장비 유지·보수 소홀 등 8건의 결함이 발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릴리 측은 "모든 문제는 시정 조치됐다"며 "이번 매각은 품질 문제가 아닌 전략적 사업 재편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맞물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지난 7월 말 주주 서한과 간담회에서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를 공식화했다.
서 회장은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미국 내 대규모 DS(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하기로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또 "공장은 미국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년간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을 생산해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에 약 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추가로 3000억~7000억원 규모의 증설도 검토 중이다.
서정진 회장은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미국 내 직접 생산을 통해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의약품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서 회장이 묘사한 인수 대상 공장은 위치, 기능, 생산 이력 면에서 릴리의 브랜치버그 공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뉴저지주는 존슨앤드존슨, 머크 등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기지가 밀집한 대표적인 바이오산업 클러스터이며, 브랜치버그 공장은 해당 지역에 위치한다. 또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생산 이력, 대규모 cGMP 기반 DS 생산역량, 글로벌 제약사 보유라는 점에서도 정황상 릴리 공장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셀트리온과 릴리 양측 모두 협의에 따라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시까지 비공개 예정으로 공장 이름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당 공장의 피인수 기업명을 포함한 관련 상세 내용은 양측간 협의에 따라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시까지 비공개 예정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들을 종합할 때 셀트리온이 인수하려는 시설은 릴리 브랜치버그 공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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