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권에 ‘이자 놀이’를 지적하자 은행권은 가계 대출 대신 기업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829조738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1%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이 734조1350억원에서 754조8348억원으로 2.82% 늘어났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24일 은행권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은행권은 기업금융 강화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6·27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을 늘리는 데 한계를 느끼면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렸는데 정부의 요청과 맞물려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국가전략산업 분야에 자금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특별 출연해 기술력을 갖췄으나 담보가 부족한 전략산업 관련 기업에 대출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사업 단지에 입주한 중견기업에 수출 활성화 등을 위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우량 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가 기반 산업 투자, 중소·벤처기업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지원한다. 이정빈 신한은행 CFO는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업대출 시장에서의 자산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생산적인 자금 지원도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107억원을 추가로 특별출연해 42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상반기에도 311억원을 출연해 1조2702억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한 바 있다. 소호대출과 기업대출 특판 한도를 증액하고 금리 혜택을 확대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가입 회원사를 연내 10만곳까지 확대한다. 기업 데이터 관리 플랫폼인 ‘원비즈 e-MP 플랫폼’도 더 활성화할 방침이다. 올해 3분기까지 총 15조원 한도로 기업대출 금리우대를 지원했다. 4분기에 추가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특별 출연해 주요 산업의 협력기업 지원도 확대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과 총 4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은행권 관계자는 “6·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반토막 나면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더해져 하반기에는 기업대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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