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인가' 9회 무사 1, 2루서 전 동료 나란히 KK→시즌 1호 SV…"똑같은 타자일 뿐" 이것이 프로의 세계 [MD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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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손동현./KT 위즈KT 위즈 손동현./KT 위즈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손동현이 KT 위즈를 구했다. 공교롭게도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 두 명을 연속 탈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탈출했다.

손동현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를 기록했다.

시즌 1호 세이브다. 이날 전까지 손동현은 3승 무패 11홀드를 기록 중이었다.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끝까지 경기를 책임진 것은 올해 처음이다. 통산 세 번째 세이브.

기존 마무리 박영현이 흔들렸다. 팀이 7-4로 앞선 8회 2사 2루에서 박영현이 등판했다. 첫 타자 김성윤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구자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KT는 8회 공격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추가했다. 9회도 박영현이 마운드를 지켰다. 박영현은 선두타자 르윈 디아즈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강민호와 전병우에게 연속 볼넷까지 내줬다. 큰 것 한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

손동현이 급히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는 김태훈. 손동현은 포크볼 3개로 헛스윙 삼구 삼진을 유도했다. 두 번째 타자는 홍현빈. 초구 직구 이후 포크볼 5구를 구사, 다시 헛스윙 삼진을 만들었다. 양도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KT의 승리를 지켰다.

삼성 라이온즈 김태훈./삼성 라이온즈홍현빈./삼성 라이온즈

경기 종료 후 손동현은 "중간 투수는 위기 상황에 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마무리 투수라는 생각은 안 했다. 타자만 홈으로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최고의 위기 상황에서 전 동료를 연달아 만났다. 김태훈은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53순위, 홍현빈은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21순위로 KT에 지명됐다. 김태훈은 2022시즌을 마친 뒤 김상수의 보상 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홍현빈은 2024시즌 종료 후 KT에서 방출됐고, 삼성이 손을 내밀어 올해부터 푸른 피의 외야수가 됐다.

손동현은 "연이어 전 동료(김태훈, 홍현빈)를 상대했지만 똑같은 상대 타자라고만 생각했다. 이런 경기에서 지면 팀에 타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승부에만 집중했다"고 했다.

부상 복귀 후 최고의 피칭이다. 손동현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이날 전까지 후반기 4경기서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7.36에 그쳤다. 3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를 내줬다. 1이닝 2K 퍼펙트로 반전을 만든 것.

손동현은 "처음 복귀하고 나선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감독, 코치님들, 그리고 (고)영표형이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도움을 주셨다. 그러다 보니 빠르게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KT 위즈 손동현./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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