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팀만 이기면 됩니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은 오직 팀만 생각한다.
원태인은 전반기를 일찍 마쳤다. 7월 1일 팀 훈련 도중 오른쪽 등 부위에 통증을 느꼈고, 7월 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올스타에 뽑혔음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 원태인은 6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4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5이닝 9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4실점(3자책). 아쉬웠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6월 28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5이닝 7피안타(4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흔들렸는데 안 좋은 흐름이 후반기 첫 등판까지 이어졌다.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민호는 "생각보다 좀 별로였다. 뭔가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는데, 다시 한번 따끔하게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첫 경기부터 완벽하게 던지면 느슨해질 수 있다. 더 준비해야 되겠다고 느꼈을 것이다. 투구 수도 많은 편이었는데, 워낙 갖고 있는 능력이 좋은 선수 아닌가.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활약을 할 것이다"라며 "타격도 그렇고 투수 역시 단순하게 해야 할 때에는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24일 만난 원태인은 "후반기 첫 등판은 아쉬웠다. 프로에 들어와서 시즌 중 이렇게 길게 쉰 적이 없었다. 나름 준비를 했고, 힘은 넘쳤는데 몸이 말을 안 듣더라. 어떻게든 경기를 끌고 싶었다. 실점만 줄이면 괜찮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첫 경기부터 잘하면 느슨해질 수 있다. 더 준비를 해야 한다. 일요일(7월 27일 수원 KT 위즈전) 경기에 대해 민호 형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있다.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원태인은 "생각보다 몸이 빨리 괜찮아졌다. 엔트리에 빠지긴 했지만 몸은 괜찮았다. 빠진 기간 동안 못한 웨이트 훈련도 하고, 공도 많이 던졌다. 다만 실전 유무 차이가 있더라. 긴 시간 동안 쉬었기 때문에 몸이 무뎌진 감이 있다. 너무 웨이트에 집중을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강민호는 "태인이가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배웠다고, 초구 152km 나온다고 했는데 실망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원태인은 "잠실에 오셨을 때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는데, 아파 내려가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잠깐 던지는 방법, 느낌 정도만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바탕으로 준비를 했는데, 마음먹은 대로 안 되더라"라며 "확실하게 내 걸로 만들 때까지는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걸로 인해 밸런스가 흐트러진 감도 없지 않아 있고, 일단은 내가 좋았을 때의 슬라이더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 다승왕이다. 28경기에 나와 15승 6패 평균자책 3.66으로 활약하며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올 시즌은 16경기 6승 3패 평균자책 3.25를 기록 중이다. 몸에 맞는 볼 제외, 내준 볼넷이 10개로 적다.
그러나 그는 "22일 경기 같은 경우에도 볼넷을 줘야 될 타이밍이 있었는데, 너무 수치에 예민하게 굴었다. 볼넷을 안 줘야 하는 건 맞다. 그러나 팀이 이기는 방향을 생각했을 때 볼넷을 줘야 될 타이밍에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올해는 10승만 하고 싶다. 욕심이 없다. 타자들이 너무 잘 쳐주고 있고, 도와주고 있다. 팀만 이기면 좋다. 22일에도 불만족스러운 내용을 보여줬지만 팀이 역전을 하니 좋더라"라며 "전반기에는 내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이제는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봉에서 느끼는 것도 있고, 내 할 것만 해서는 안 될 위치이기도 하다. 투수코치님께서도 투수진을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후반기에는 팀이 이기는 것만으로 만족하자는 마음이다. 다행히 내가 나간 경기에 많이 이겼다. 위안이 된다"라고 미소 지었다.
원태인의 올 시즌 연봉은 6억 3000만원이다. 2024시즌 연봉 4억 3000만원에서 2억원(47%) 인상됐다. 팀 내 최고 인상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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