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조선업 하투(여름철 투쟁)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연례행사처럼 있었던 일이지만 업계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한미 조선 협력이 강화되고 있고, 10여년 만에 찾아온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도 물들어 올 때 노를 젓지 못해서다.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타결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 노동조합들이 모인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총파업을 벌였다. 조선노연에는 HD현대(267250) 계열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와 △한화오션(042660) △케이조선 등 5개 조선사 노조가 소속돼 있다.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조선노연은 "조선업계에 수주가 넘쳐나고 주가가 연일 오른다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으나, 현장 노동자들에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공동 파업 확대도 예고하고 나섰다.
파업을 주도하는 곳은 업계 최대 단체인 HD현대중공업 노조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근속 수당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12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00만원 지급 △성과급 지급 등을 내걸었다. 노조는 '고정급', 사측은 '변동급'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다가, 최근 총파업 이후 잠정합의안이 마련됐다. 여기에는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을 포함해 격려금 52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지난 5월20일 교섭 상견례 이후 59일 만이었다. 교섭이 장기화할 경우 노사 관계가 악화하고, 이에 따라 조선 호황기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문제는 찬반투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2일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투표자 주 가운데 63.77%가 반대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고심 끝에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매우 안타깝다"며 "교섭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는 빠르게 재교섭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노사 모두 여름휴가 전인 이달 안에 타결하기를 바라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교섭 장기화에 따른 파업 지속은 신뢰도 하락 등으로 호황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므로 노사 모두 양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