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5-10 대역전 비결은? 7홈런 공격야구…삼성, '땅뜬비 2.00' 박찬호 닮은꼴도 잡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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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과 르윈 디아즈(왼쪽부터)./삼성 라이온즈SSG 랜더스 미치 화이트./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4연패를 끊었다. 리그 최고의 '땅꾼' 미치 화이트(SSG 랜더스)를 상대로 다시 한 번 화력 쇼를 펼칠 수 있을까.

삼성은 전반기를 아쉽게 끝냈다. 투타 엇박자 속에 4연패를 기록한 것. 순위도 8위까지 떨어졌다. 작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

후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김지찬이 오른쪽 내전근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왼손 이승현은 왼쪽 팔꿈치 피로 골절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백정현(왼쪽 어깨)과 오승환(오른쪽 종아리)도 복귀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홈런 쇼로 우울한 소식을 날려버렸다. 삼성은 지난 20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를 15-10으로 승리했다.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7실점을 허용해 4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패색이 짙던 상황, 타선이 무려 7홈런을 몰아치며 승기를 되찾았다. 투수진이 10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15점을 뽑아 승리할 수 있었다.

귀중한 승리다. 먼저 4연패를 끊었다. 순위도 8위에서 공동 6위까지 도약했다. 무거운 팀 분위기도 바꿨다. 주전 선수의 줄부상으로 삼성 선수단 분위기는 밝다고 하기엔 어려웠다. 앞서 구자욱도 "경기 나가는 사람은 경기장 안에서만큼은 에너지 넘치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승리를 통해 그간 아쉬움을 말끔히 씻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활약이 누구보다 반갑다. 이날 구자욱은 5타수 4안타 1홈런 3득점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세 번째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타율을 0.302까지 끌어올렸다.

디아즈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30홈런 고지를 점령했다. 디아즈는 4타수 4안타 2홈런 2득점 5타점을 적어냈다. 디아즈는 경기 전까지 29홈런을 기록 중이었다. 3회 2사 2루 두 번째 타석 투런 홈런으로 30호 홈런을 터트렸고, 주자 없는 7회 네 번째 타석 31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홈런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21개)과 무려 10개 차이가 나는 1위다.

화이트를 상대로 기세를 이어가려 한다. 삼성은 22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SSG 랜더스와 시즌 10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삼성은 원태인, SSG는 화이트를 선발로 예고했다.

화이트는 올해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하나다. 14경기에 출전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시즌 초 부상으로 4월 중순부터 시즌을 시작했기에 규정 이닝을 채우진 못했다. 그럼에도 5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피OPS(0.545) 2위,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0.199) 4위, 9이닝당 탈삼진 비율(K/9 9.60개) 7위다.

SSG 랜더스 미치 화이트./SSG 랜더스

'땅볼 유도'가 가장 큰 특징이다. 화이트의 땅볼/뜬공 비율은 2.00으로 매우 높다. 50이닝 이상 투수 중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2.13), 요니 치리노스(LG 트윈스·2.10)에 이어 3위다. 자연스럽게 홈런도 적다. 9이닝당 홈런 비율(HR/9)은 0.45개로 리그 8위다. 타자 친화 구장 SSG 랜더스필드가 홈인 것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성적.

화이트를 잡기 위해선 홈런이 필요하다. 피OPS와 피안타율에서 볼 수 있듯 화이트는 강력한 지배력을 보이는 투수다. 탈삼진 비율도 매우 높다. 연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투를 노려 한 방에 점수를 뽑아야 한다.

어려운 미션이지만, '라팍'이기에 시도할 수 있다. 20일 키움과 삼성은 총 9개의 홈런을 주고받았다. 이중 5회 터진 구자욱의 투런, 6회 나온 김영웅의 솔로포, 8회에 기록된 최주환의 스리런 홈런은 모두 비거리가 110m로 짧았다. 다른 구장이라면 넘어가기 쉽지 않은 타구. 일단 공을 띄운다면 라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삼성 라이온즈2025년 7월 1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7회말 1사 1루서 LG 대타 박관우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고 허탈해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라울 알칸타라(키움 히어로즈)가 당한 것이 좋은 예다. 알칸타라는 이날 전까지 HR/9 0.61개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4피홈런을 얻어맞고 1.29개가 됐다. 4피홈런은 KBO리그 커리어 최초다.

구자욱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자욱은 화이트를 상대로 6타수 3안타 1홈런 2득점 2타점을 적어냈다. 삼성 선수 중 유일하게 홈런을 쳤다. 5타수 2안타를 적어낸 김영웅은 2루타 1개를 친 경력이 있다. 역시 삼성 선수 중 하나뿐인 2루타다. 양도근도 3타수 2안타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화이트의 라팍 첫 경기다. 삼성 타자들이 화이트에게 대구의 매운맛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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