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이 일명 '암 잡는 유도탄'으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전문 개발사와 전략적 협업을 강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 표면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가진 약물(Drug)을 링커로 공유 결합해 만든 차세대 항암 플랫폼이다.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기존 화학요법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은 자체 기술과 생산 역량에 더해 ADC 전문 개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개발 역량과 상용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11일 동아쏘시오그룹 계열 ADC 개발사 앱티스와 차세대 ADC 툴박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롯데는 자사 미국 시러큐스 생산시설 컨쥬게이션 서비스와 앱티스 3세대 링커 기술 앱클릭을 연계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앱클릭 기술의 시러큐스 적용 가능성에 대한 사전 타당성 조사도 함께 추진한다.
그동안은 자체 기술인 솔루플렉스를 기반으로 ADC 툴박스를 운영해 왔다. 솔루플렉스 링크는 롯데와 약물융합기술 기반 바이오벤처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링커 기술이다. 다양한 항체와 페이로드에 활용 가능하고, 안정성을 높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지난 4월 ADC 첫 수주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ADC를 포함한 위탁생산기업으로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ADC 모달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기회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 리가켐바이오와 협약을 맺고 3건 이상 ADC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 중이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항체 개발을 위한 CDO(위탁개발) 계약과 물질이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아라리스바이오텍(스위스), 브릭바이오(미국), 에임드바이오(한국) 등 ADC 기술 기반 바이오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4층 규모 ADC 전용 생산시설 가동을 시작하며 ADC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이 시설에는 500리터 접합 반응기와 정제 라인이 구축됐다. 2027년까지 완제의약품(DP) 생산 설비를 추가해 엔드-투-엔드 ADC CDMO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SK플라즈마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중심 사업에서 항암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서울병원 스핀오프 기업인 에임드바이오와 ROR1 표적 항암제 공동개발·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가 ADC 항암 신약 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OR1은 다양한 고형암과 혈액암에서 과발현되는 항원이다. 에임드바이오는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SK플라즈마는 임상과 상업화 단계를 맡는다. SK플라즈마는 이 협업을 계기로 기존 혈액제제 위주 사업에서 바이오 신약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향후 CAR-T, 유전자치료제 등 면역항암 분야로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희귀난치성 질환 분야에서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ADC 시장은 2023년 약 140억달러(18조9000억원)에서 2030년 1120억달러(151조2000억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ADC 분야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 등 고도화된 기술이 집약된 만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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