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자마자 친구(김주원)가 선물을…” KIA 151km 왼손 파이어볼러가 받은 달갑지 않은 선물, 헛웃음의 정체[MD광주]

마이데일리
이의리/티빙 캡쳐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돌아오자마자 친구가 선물을 줘서. 좀 허탈했다.”

KIA 타이거즈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3)가 약 14개월만에 1군 마운드를 밟았다. 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2실점했다. 투구수 64개였고, 포심 최고 151km까지 찍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포심이 무려 47개였다. 철저히 포심 위주의 투구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커브 5개, 슬라이더 4개, 체인지업 8개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의리는 “변화구를 많이 못 쓴 것 같아 아쉬웠고 직구로 결과가 빨리 나와서 투구수를 적게 끝냈다”라고 했다.

볼이 32개였다. 본래 제구가 정교한 선수가 아니지만, 이 부분은 개선할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2024년 5월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14개월만의 복귀전은 이 정도면 대성공이다. 이의리는 2026년 풀타임 선발 복귀를 목표로 후반기에 조금씩 투구수를 늘릴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무리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눈에 띄는 건 2개의 피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1회초 리드오프 솔로포를 맞았다. 김주원은 볼카운트 2B1S서 4구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실투가 아니었다. 김주원이 몸쪽 바짝 붙어서 들어오는, 심지어 낮은 공을 잘 퍼올렸다.

이때 이의리의 반응이 재밌었다.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는 이의리가 허탈하게 웃는 모습을 잡았다. 투수가 홈런을 맞으면 간혹 이런 표정을 짓곤 한다. 대부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홈런일 때 그렇다. 이의리 본인도 복귀전 1회초 첫 타자에게 홈런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어이없고, 믿을 수 없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하면 될 듯하다.

이의리는 경기 후 또 한번 웃더니 “처음에는 허탈했다. 오자마자 친구가 저에게 선물을 줘서 허탈했다”라고 했다. 이의리와 김주원은 2002년생 동갑내기다. 과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다.

이의리의 두 번째 피홈런도 일반적이진 않았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건우에게 147km 포심을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역시 볼카운트 2B1S였고, 4구 포심이 몸쪽 높은 코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갔으나 박건우가 그걸 때려냈다. 단, 박건우는 올 시즌 4개의 홈런, 개인통산 127홈런으로 전형적인 교타자라는 점에서 이의리로선 또 한번 ‘깜놀’할 만했다.

이의리는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고 들어온 것 같다. 직구를 거기서 던진 게 조금 아쉬운 판단이었다”라고 했다. 박건우 상대로 맞은 것은 자신의 디시전 미스였다는 얘기다. 단, 직구 사용이 많았던 것에 대해선, 포수 김태군과 대화를 통해 다음 등판서 조정하면 될 듯하다.

그래도 특별히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볼이 많긴 했지만, 원래 제구와 커맨드가 날카로운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의 장점을 다 발휘한 게 긍정적이다. 결과적으로 홈런 두 방 외에, 4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이의리/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가 솔로홈런 2개를 허용했지만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할만한 투구였다고 생각한다. 다음 등판이 기대되는 투구였다”라고 했다. 다음 등판서 허탈한 웃음이 안 나오면 더 진일보한 투구를 했다고 봐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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