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 타이거즈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3)가 마침내 1군에 복귀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솔로포를 맞고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괜찮다. 건강하게 돌아왔으니 지금부터 2026시즌 준비 모드다.
이의리는 2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4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2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2실점했다. 투구수는 64개였다. 스트라이크는 32개. 최고구속은 151km.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 작년까지 꾸준히 선발투수로 뛰었다. 타이거즈 2호 신인왕으로 우뚝 섰고, 2022년과 2023년엔 10승, 11승을 찍었다. 그러나 2024년 4월10일 광주 LG 트윈스전 투구 도중 팔에 이상을 호소했다.
이후 재활을 거쳐 5월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돌아왔으나 등판 후 또 다시 통증을 호소하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6월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최근까지 13개월간 재활했다. 퓨처스리그 재활 등판 직전 염증으로 잠시 쉬었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깔끔하고 순조로운 재활이었다.
2군에서 3경기에 나가 평균자책점 1.08을 찍었다. 150km을 회복해 눈길을 모았다. 보통 토미 존 수술을 받은 강속구 투수는 구속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그러나 이의리는 곧바로 자기 구속을 회복한 게 고무적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최대 3⅓이닝을 던졌고, 마침내 18일 광주 NC전으로 복귀전이 잡혔다. 그러나 하필 복귀전이 접힌 날 광주에 기록적 폭우가 내리면서 이틀이나 연기됐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에게 화요일 등판 후 나흘 휴식하고 일요일에 닷새만에 등판하는 스케줄을 최대한 늦게 주기 위해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등판을 다음주로 미루고 이날 이의리의 복귀전을 지시했다.
이의리는 복귀전 초구에 150km 포심을 던지겠다는 언론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김주원에게 바깥쪽으로 많이 벗어난 150km 포심을 뿌렸다. 그러나 볼카운트 2B1S서 4구 136km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바깥쪽 낮게 잘 던졌으나 김주원의 타격이 상당히 좋았다. 실투가 아니었다.
이의리는 권희동, 박민우, 김휘집을 외야 뜬공과 내야 땅볼로 잇따라 처리했다. 150~151km 포심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활용했다. 2회 1사 후 박건우에게 2B1S서 147km 포심이 몸쪽 높게 들어갔으나 다시 한번 좌월 솔로포가 됐다. 이 역시 박건우의 타격이 좋았다. 이의리의 실투가 아니었다.
이의리는 2사 후 김형준과 최정원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주원을 3구 삼진 처리했다. 3회 1사 후 박민우를 사구로 내보냈으나 후속타를 맞지 않았다. 4회에는 박건우, 서호철, 김형준을 삼자범퇴로 잡아냈다. 박건우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기가 막히게 걷어내기도 했다.
볼이 많긴 했다. 그러나 원래 정교한 제구를 갖고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리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11개월만에 건강하게 돌아온 것만으로 성공적이었다. 150km을 찍었으니 말할 것도 없다. 앞으로 조심스럽게 투구수를 올릴 예정이다. 올해 후반기 행보는 2026년 풀타임 선발 복귀를 위한 빌드업 기간이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는 의리를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닷새만의 등판을 지양하고, 5이닝 정도로만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후 이의리는 "변화구를 많이 못 쓴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이 5대5였는데 반대로 또 직구를 많이 던지면서 결과가 좀 빨리빨리 나와서 4회에도 투구수를 좀 적게 끝내지 않았나 싶다. 처음에 나올 때부터 팬들이 환호를 좀 많이 해 주셔서 긴장을 좀 많이 한 것 같고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재미있게 던졌다. 구속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잘 끝낸 것에 만족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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