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수 스트레스 받겠죠, 그런데 지금 초조한 건 아무 것도 아니죠…” KIA 36세 테토남 포수가 말하는 냉정한 프로세계[MD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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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김태군이 6회말 1사 1,3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역시 테토남이다. KIA 타이거즈 간판포수 김태군(36)은 후배 포수 한준수(26)의 올 시즌을 부진을 두고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다. 어설프게 위로하지 않는다. 김태군답다.

KIA의 2024시즌 통합우승에 김태군과 한준수, 10살 터울의 두 포수가 공수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쳐준 것도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KIA 포수들의 생산력은 다소 저하됐다. 김태군은 전반기 61경기서 타율 0.236 1홈런 20타점 13득점 OPS 0.649를 기록했다. 105경기서 타율 0.264 7홈런 34타점 OPS 0.711을 찍은 작년보다 볼륨이 약간 떨어진다.

28일 오후 광주광역시 임동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되는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기아 김태군이 경기전 훈련에 나서고 있다./마이데일리

김태군은 19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자 “전반기에 타율이 좀 낮았다. 클러치에서 괜찮았는데 기관지염하고 폐렴 증세가 있어서 좀 떨어졌다. (실제 5월 초에 열흘간 자리를 비웠다) 아무래도 그 영향이 좀 있었다. 개인적으로 그게 제일 힘들었다. 컨디션 관리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약을 못 먹다 보니까(혹시 모를 도핑테스트) 회복할 때 힘들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태군은 굳이 핑계를 대지 않았다. “그냥 지금처럼 하면 된다”라고 했다. 올스타전서 홈런도 한방 쳤고, 타격이 아닌 수비와 작전 수행 등에선 여전히 팀 공헌도가 높은 포수다. 올해 백업 한준수가 작년보다 부침이 심해서, 김태군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김태군은 늘 그렇듯 묵묵히 제 몫을 한다.

한준수는 올 시즌 58경기서 타율 0.231 3홈런 13타점 20득점 OPS 0.675 득점권타율 0.154다. 115경기서 타율 0.307 7홈런 41타점 OPS 0.807을 기록한 2024시즌보다 볼륨이 많이 떨어진다. 김태군 역시 한준수의 부진을 인지한다.

김태군은 “준수에겐 타자가 아니고 포수라는 포지션이 먼저라고 항상 얘기한다. 타격 연습을 할 때 ‘타격이 안 좋네’, 수비 연습을 할 때 ‘수비가 안 좋네’ 이런 말은 전혀 안 한다”라고 했다. 포수로서의 준비, 경기운영이 제일 중요하다. 팀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김태군은 “준수도 스트레스를 받겠죠 사람이면. 그런데 본인 포지션이 포수면 그 정도 스트레스는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 좀 성적 떨어지고 초조하고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 이제 (1군 주축)2년째 하는 것이잖아요. 이제 1년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기엔, 너무 올려준 거죠”라고 했다.

흔히 3년 애버리지를 얘기한다. 3년 정도 비슷한 성적을 내야 그 성적을 그 선수의 애버리지라고 본다. 한준수는 이제 풀타임 2년차이니 애버리지가 없고, 성적이 떨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팀을 이끌어가는 베테랑 선배들, 더 높은 애버리지를 쌓은 선배들이 갖는 스트레스와 풀타임 2년차 한준수의 스트레스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애버리지를 쌓은 선배들은 자연스럽게 겪는 성장통일 뿐이란 생각이다.

김태군은 “1군에서 한 4~5년은 꾸준하게 애버리지를 내야 그 선수의 애버리지가 나오는 것이다. 1년 잘 하고 그 다음에 부진하고, 또 다시 안 좋고 그런 선수들은 오래 못 간다. 보통 1군에서 풀타임으로 4년 이상은 해야 건방을 떨어도 이해를 해준다. 그때 조금 저조하면 옆에 가서 위로도 해주고 하는 거지 1년 잘하고 조정하는 선수에게 ‘괜찮다, 괜찮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본인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과정이니까. 본인이 느껴야 한다”라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든 안 받든, 위로를 해주든 안 해주든 애버리지를 막 쌓아가는 젊은 선수에게 중요한 건 ‘준비’라는 생각이다. 김태군은 “겨울에 준비한 만큼 본인들이 느끼는 시즌이 돼야 한다. ‘뭐 때문에 안 됐지?’라는 것보다 ‘뭘 준비 안 했기 때문에 이렇게 성적이 나왔지?’ 그것은 본인이 느껴야 한다”라고 했다.

2025년 6월 5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김익수 구심이 KIA 한준수 포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마이데일리

단순히 한준수에게 해주는 얘기가 아니다. 아직 애버리지를 쌓지 못한 젊은 후배들에게 말하는 ‘프로의 냉정한 진리’다. 김태군은 양의지, 강민호 밑에서 성장하기 시작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가 됐다. 1군에서 18년간 1461경기를 뛰었다. 한준수의 스트레스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게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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