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 올스타 포기→재활 매진했던 윤동희의 다짐 "팬 입장으로 봤어요, 한 발 더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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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후반기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먼저였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 2023년 2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1군에 콜업된 후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부여잡으며 주전으로 도약한 윤동희는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156안타 14홈런 85타점 97득점 7도루 타율 0.293 OPS 0.829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김태형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기도 전에 '주전'으로 못박은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성적이었다.

이러한 활약에 윤동희의 연봉은 9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상승했고, 올해 보다 높은 목표를 갖고 시즌을 시작, 53경기에서 55안타 4홈런 29타점 34득점 타율 0.299 OPS 0.802로 좋은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6월 5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에서 수비를 하던 중 왼쪽 대퇴부 근육이 부분 손상되는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에 윤동희는 올스타전까지 포기하면서 후반기를 준비했고, 지난 9~10일 KT 위즈 2군과 경기를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던 17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오랜만에 취재진과 만난 윤동희는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몸은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좋아졌다. 통증도 없다"고 활짝 웃었다.

"2군에 있어보니, 팬의 입장이 되더라. 평소에는 내가 야구를 하기 때문에 잘 볼 수가 없지 않나. 그런데 2군에서는 퇴근하고 저녁을 먹을 때쯤이면 야구가 시작하더라. 항상 TV를 켜놓고 봤었는데, 지는 경기보다는 이기는 경기가 많아서 너무 재밌게 봤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고 근황을 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잠실 = 박승환 기자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윤동희가 이탈했던 시기에 '마황' 황성빈을 비롯해 나승엽 등 또다른 주축 선수들까지 빠지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장두성과 김동혁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덕분에 롯데는 윤동희와 황성빈의 공백을 최소화했고, 예년과 달리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순위를 지켜내며 2012년(2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전반기를 3위로 마치게 됐다.

TV로 지켜보는 동안 장두성과 김동혁의 활약에 '위협(?)'을 느끼진 않았을까. 윤동희는 "나도 야구 선수이다 보니, 그런 마음으로 보면 너무 힘들더라"고 웃으며 "그래도 형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올라가서 형들만큼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마음으로 재활 기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잘하고 있는 팀원들을 응원하고, 우리팀이 잘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그런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이기길 바라면서 경기를 봤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윤동희는 팬들이 뽑아준 올스타에 대한 욕심을 내려두고, 후반기만을 바라보며 재활에 임했다. 그는 "올스타전에 못 나가서 너무 아쉬웠다. 팬분들께서 많이 뽑아주신 덕분에 나갈 수 있었다. 너무 나가고 싶었지만, 못 나가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내년에 뽑아주신다면 올스타를 즐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컸다. 그러나 재활이라는 게 급하게 하다가 또 다치면 아무 의미가 없다.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확실히 나을 때까지 천천히 기다리면서 하자는 마음이었다"며 "올스타전도 중요한 경기고, 팬들과 함께할 수 있지만, 무리해서 올스타전에 맞추는 것보다는 후반기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먼저였다. 그래서 구단에 일찍 말씀을 드리고 더 재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마이데일리롯데 자이언츠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던 만큼 이제는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윤동희는 "다쳤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내가 빠진다고 우리팀이 떨어지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뛰면서 느끼는 것과 멀리 떨어져서 느끼는 것은 너무 달라서 마음이 불편했다"고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끝으로 윤동희는 "오랜만에 (2군에서) 경기를 뛰니 몸도 잘 안 움직이고, 잘 안 맞더라. 그래도 두 번째 경기에서는 감을 조금 찾았다"며 "(전)준우 선배님께서 '멀리 보기보다는 한 경기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항상 하시는데, 쉬고 온 만큼 팀원들보다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하겠다. 그런 마음으로 하면 하루하루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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