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탭엔젤파트너스 관광 산업 '기술 전환' 본격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기술은 충분했다. 문제는 그 기술을 펼칠 무대였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 컨벤션에서 개최한 '2025 서울 관광새싹기업 오픈이노베이션 교류의 날(Meet-up Day)'은 관광 스타트업에게 바로 그 무대를 제공했다.


이날 행사는 △글로벌텍스프리(204620) △아모레퍼시픽(090430) △CJ ENM(035760) △CJ CGV(079160) △VNTG △NICE지니데이타 △타이드스퀘어 △마펑워코리아 △트립닷컴 △롯데월드 등 국내외 대·중견기업 10곳이 참여했다. 행사장은 팽팽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분위기 속에서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1:1 밋업 미팅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이번 밋업데이는 대·중견기업이 사전에 협업을 희망하는 기술 분야를 제안하고, 관광 새싹기업들이 이에 맞춘 솔루션을 제시해 행사 당일 실질적인 비즈니스 협업 논의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단순한 네트워킹이나 기술 발표회가 아닌, 실질적인 '사업 기획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행사들과는 결이 달랐다.

관광 분야 대표 기업 중 하나인 글로벌텍스프리는 이날 'AI 기반 쇼핑 문화정보 제공'을 협업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장에서 다수 관광 스타트업과 1:1 미팅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회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 환급 서비스를 운영해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관광객의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쇼핑 콘텐츠를 제공하는 지능형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윤영규 글로벌텍스프리 부사장은 "스타트업이 가진 유연한 기술력이 저희 서비스의 확장성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며 "AI와 문화 데이터를 접목해 새로운 관광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 콘텐츠'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었다. 이들은 고객 유입 솔루션에 관심이 높았다. 또 관광객 동선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경험 기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더 이상 매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문화적 체험 공간이 돼야 한다"며 "그 전환을 위해 관광 스타트업의 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J ENM과 CJ CGV는 콘텐츠 기업의 관점에서 관광을 재정의하고 있었다. CJ ENM은 자사 IP를 활용한 인바운드 관광 상품 기획, 글로벌 마케팅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희망했다. 

CJ CGV는 영화관 유휴 공간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제작, 지역 문화와 접목 가능한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콘텐츠를 관광 동선에 접목시킨다는 발상은 현장의 많은 스타트업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줬다.


VNTG는 AI·빅데이터 기반의 관광 수요 예측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중심의 협업을 구체화했다. 관광객의 흐름을 분석하고 만족도까지 정량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이 기업은, 현장 정보 수집 역량이 강한 스타트업들과의 PoC 협업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롯데월드는 실제 관광 인프라를 보유한 대기업답게,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특히 AR 기반 투어 콘텐츠나 스마트 대기 시스템, 실내 내비게이션 등은 이미 실증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였다.

이날 행사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롯데벤처스, SM컬처파트너스 등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도 참여해 투자 상담도 활발히 이뤄졌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게는 기술 협업 외에도 자금 확보 및 시장 피드백까지 얻을 수 있는 종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한 셈이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향후 이 행사에서 도출된 협업 사례 중 기술검증(PoC) 협약 체결이나 업무협약(MOU) 체결 등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한 기업에 대해, 기업당 최대 1억원 규모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파일럿 프로젝트 운영 △신규 관광 서비스 기획 △사업 제휴 추진 등 공동 사업화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관광 스타트업 대표들의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관광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개발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그동안 대기업과 실질적인 비즈니스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밋업은 저희가 가진 기술을 바로 협업 모델로 제안할 수 있었던 드문 기회였다"며 "몇몇 기업과는 PoC 검토까지 논의가 진척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또 다른 참가 스타트업 관계자는 "보통 박람회나 데모데이에서는 기술만 보여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행사는 각 대기업이 실제 필요로 하는 과제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어 저희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며 "사업화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참여한 기업 중 5개사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탭엔젤파트너스가 향후 스케일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팅을 본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탭엔젤파트너스는 각 기업의 성장 단계와 산업 특성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통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오현주 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는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한 관광 분야 스타트업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대기업은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스타트업은 기술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상생 구조가 형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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