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젠지가 끝내 웃었다. ‘쵸비’ 정지훈의 오로라가 중심이 된 마지막 5세트, 탄탄한 집중력은 디펜딩 챔피언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제 젠지는 LoL e스포츠 역사상 세 번째 MSI 2연속 우승 팀이 됐다.
젠지는 1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에서 T1을 세트스코어 3대 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에 이어 2연속 MSI 정상에 오른 젠지는 SKT(2016-17), RNG(2021-22)에 이어 세 번째로 MSI 리핏을 달성한 팀이자, 구단 역사상 최초로 국제전 리핏에 성공한 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5세트는 젠지의 실전 집중력이 빛났다. 젠지는 아트록스–니달리–오로라–미스포춘–파이크 조합이라는 고난도 픽을 들고 나왔고, ‘쵸비’ 정지훈의 오로라가 초반 탑 다이브를 주도하며 흐름을 틀었다. 특히 15분 전령 교전에서 오로라와 미스포춘의 화력이 제대로 터지면서 젠지가 교전 주도권을 가져갔다.
T1도 3세트에서 오른–녹턴 중심의 광역 조합을 완벽히 활용하며 젠지를 압도했고, 1세트에서도 후반 한타 집중력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젠지는 2세트와 4세트에서 ‘기인’ 김기인의 사이온, ‘캐니언’ 김건부의 트런들을 앞세운 전면전으로 응수하며 분위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 중반, T1은 아타칸을 기습적으로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오히려 젠지가 버프와 킬 포인트를 챙기며 격차를 벌렸다. 27분경 T1이 바론 앞에서 ‘쵸비’를 노렸지만 실패했고, 젠지가 바론과 드래곤 영혼을 연달아 확보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3분 젠지는 다시 한 번 바론으로 T1을 유인한 뒤 ‘오너’를 잡아내며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로써 젠지는 MSI 역사상 최초로 국제전 2연속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룰러' 박재혁은 서로 다른 팀에서 MSI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선수가 됐고, '듀로' 주민규는 데뷔 첫 국제전에서 MSI 우승과 로열로더라는 이정표를 동시에 세웠다. 또 '기인' 김기인과 '룰러'는 2회 연속 MSI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이어갔다.
2023년부터 이어진 LCK의 국제전 우승 기록은 이번 결승으로 6연속 우승으로 늘어났다. MSI 사상 최초의 LCK 내전 결승이자, 젠지와 T1이 2017 월즈 이후 8년 만에 국제전 결승에서 다시 맞붙은 의미 있는 무대는 또 한 번의 풀세트 혈투로 완성됐다.
젠지는 이제 ‘국제전 절대 강자’라는 수식어에 의심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쵸비는 오로라로, 경기력으로, 마침내 ‘챔피언’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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