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독립리그랑 큰 차이 없어" 불꽃야구 출신 롯데 유망주의 광역도발? '타율 0.452'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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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박찬형./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독립리그랑 크게 차이도 없는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은 배재고를 졸업한 뒤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그 어떠한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했다. 그래도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던 박찬형은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화성 코리요에서 커리어를 이어갔고, 그러던 중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 트라이아웃에 합격하면서, 본격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중순 롯데와 육성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불과 올해 초까만 하더라도 독립리그, 불꽃야구에 몸담고 있던 박찬형의 입지는 롯데에 입단한 뒤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5월 23일 처음으로 2군 경기에 출전한 박찬형은 13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8타점 타율 0.255 OPS 0.633로 빠르게 프로 레벨에 적응해 나갔고, 6월 18일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게 됐다. '트레이드 복덩이' 손호영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이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박찬형에 대한 질문에 "연습하는 모습을 며칠 지켜봤을 땐 잘 모르겠는데, 2군에서 경기는 괜찮게 한다고 하더라. 경기는 오히려 잘한다고 한다. 그래서 한번 등록을 시켜봤다"고 설명했다. 데뷔 첫 1군 출전은 대주자였던 박찬형은 6월 1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한승혁을 상대로 첫 안타를 뽑아내더니,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찾아온 기회를 살려냈다.

두 번의 기회에 제대로 응답한 박찬형은 27일 NC전에서 첫 선발 기회를 손에 쥐었고, 데뷔 첫 홈런을 폭발시키는 등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면서, 실력으로 출전 빈도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특히 박찬형은 지난 4일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선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손꼽히는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고, 6일 경기에선 4-2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점이 절실할 때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발 데이비슨이 5⅔이닝을 2실점으로 잘 끌어줬다. 이어 나온 불펜진도 무실점으로 잘 막아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주장 전준우가 선제 타점 포함 4안타, 유강남이 2타점 결승타로 좋은 경기를 해줬다"며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박찬형의 적시타로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박찬형을 콕 집어 칭찬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롯데 자이언츠 박찬형./롯데 자이언츠

이런 박찬형의 활약을 사령탑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일 경기에 앞서 박찬형에 대한 질문에 "타이밍을 거의 잘 잡아가더라. 그리고 2루수는 잘 하더라. 유격수로 어느 정도 하는지도 보고 싶다"며 "잠깐 이틀? 3일 정도 1군에서 훈련하는 것만 봤을 땐 방망이 치는 것이 약간 독특한 것을 제외하면 그렇게 장점이 눈에 띄는 게 없었다. 빠른 것도 아니고, 어깨가 강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민재 코치가 이야기 하기를 '2군에서는 수비고, 공격이고 경기를 오히려 잘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번 올려봐라'고 하길래 출전을 시켜봤다. 사실 중간에 대타로 나가면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페이스가 계속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금 박찬형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매우 놀라울 수준이다. 불꽃야구를 비롯해 독립리그, 2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했지만, 1군에서 뛰는 선수들과는 분명 투수력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엔 토종 투수들보다는 대부분 한두 단계 상위 레벨.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형은 마치 지금까지 상대를 해봤던 선수인 것처럼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샘플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13경기에서 14안안타 1홈런 타율 0.452 OPS 1.033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박찬형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6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찬형은 "독립리그 때도 그렇고, 나는 공격적으로 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말자'는 마음으로 쳤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생각보다 독립리그랑 크게 차이도 없는 것 같다. 다만 베테랑 선배님들은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적응은 필요한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광주 = 박승환 기자롯데 자이언츠 박찬형./롯데 자이언츠

특히 처음 만나는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이면 투수가 유리하지만, 이는 박찬형에겐 해당되지 않을 정도다. 그는 "나도 야구는 투수 놀음이기 때문에 투수가 조금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한 타석에서 실투가 하나씩은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보완점도 필요하다. 박찬형은 지난 5일 KIA전에서 '본헤드'라고 불러도 무색할 정도의 치명적인 주루 실수를 범했다. 이로 인해 6일 경기에서 박찬형의 주루는 매우 소극적으로 변했었다. 박찬형은 "그때 죽고나서 조금 소극적으로 했는데, 고영민 코치님께서 '똑같이 적극적으로 해'라고 하셨다"며 "수비는 유격수가 가장 편하다. 하지만 고등학교, 독립리그 때 1루수와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모두 해봤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공은 입단 순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육성선수로 입단해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했던 김현수(LG 트윈스)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 박찬형도 그렇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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