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우려에 한은, 기준금리 ‘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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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현재 수준인 2.5%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한국은행 본점 전경. /한국은행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최근 가계부채가 크게 불어나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현재 수준인 2.5%로 묶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저성장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경기 부양도 중요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무게추를 두고 있어서다.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지난달 가계대출과 수도권 부동산 매매 가격이 급등하자 부동산 안정화가 더 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부채도 덩달아 크게 불어났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54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6조7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다음날인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 등 초강력 규제를 시행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취임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수요억제책과 공급확대책 등 (준비 중인) 부동산 관련 정책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응 의지에 한국은행도 공조를 위해 부동산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단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오는 3분기까지 가계부채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는 만큼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가라앉을 때까지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향후 가계대출은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과열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집값을 염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중앙은행 정책포럼에서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때 이 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8월 이후에는 경기 부양에 더 힘을 실으면서 하반기에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는 금리 동결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면서도 “8월 이후에는 한국은행의 정책 공조 테마가 ‘경기 부양’으로 전환하면서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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