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왼손 이승현과 오른손 이승현의 활약 덕분이다.
삼성은 4~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LG와 주말 삼연전을 펼친다. 4일 4-1 승리, 5일 7-6 승리로 삼성이 위닝 시리즈를 조기에 챙겼다.
왼손 이승현이 먼저 힘을 냈다. 4일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승현은 8⅓이닝 1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4승(7패)을 챙겼다.
경기 전 흐름은 좋지 않았다. 지난 6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1⅓이닝 3피안타 3사사구 3실점을 기록, 올 시즌 최소 이닝을 소화했다.

눈부신 피칭으로 우려를 씻어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 2사 이후 문성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오지환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4회는 다시 삼자범퇴 행진. 5회에도 2사 이후 볼넷이 나왔다. 이주헌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 종료.
호투를 넘어 '대기록'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승현은 6회와 7회도 출루를 허락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8회 1사 이후 오지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김주성이 1루 방면 강한 타구를 날렸는데, 1루수 르윈 디아즈가 잡았다. 디아즈가 동시에 1루까지 찍어 이닝이 끝났다. 8회를 마친 뒤 투구 수는 107개에 달했다. 아웃 카운트 3개만 추가한다면 '노히트 노런'을 달성할 수 있었다. 기록이 걸려있기에 9회에도 이승현이 마운드를 지켰다.
'라이온즈 파크'가 피아식별에 실패했다. 이승현은 박해민을 4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1 카운트에서 신민재에게 던진 빠른 공이 몸쪽 높게 들어갔다. 신민재가 이를 그대로 잡아당겨 노히트 노런을 깨는 우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비거리는 110m. 다른 구장이었다면 홈런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승현은 곧바로 김태훈과 교체됐다. 김태훈이 실점하지 않고 삼성의 4-1 승리를 지켰다.

노히트 노런은 실패했지만, 생애 첫 도미넌트 스타트(Dominant Start·8이닝 이상 1자책 이하)를 찍었다. 이승현은 2024년 선발 투수로 전향했다. 이날 전까지 선발로 31경기에 등판, 한 번도 8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말 그대로 '커리어 하이' 피칭을 펼친 것.
왼손 이승현의 기세를 오른손 이승현이 이었다. 5일 구원 등판한 이승현은 1⅔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은 LG와 치열한 타격전을 벌였다. 5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6회 류지혁의 3타점 2루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7회초 1사 2, 3루에서 등판한 배찬승이 3연속 볼넷을 내줘 경기는 5-5 원점이 됐다.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순간 오른손 이승현이 등판했다. 첫 상대는 LG의 주전 유격수 오지환. 2-2 카운트에서 바깥쪽 144km/h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다음 상대는 뛰어난 타격 잠재력을 자랑하는 함창건. 2-2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 존 낮은 코스로 146km/h 직구를 구사, 다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헛스윙을 확인한 뒤 이승현은 포효했다.

곧바로 삼성이 리드를 가져왔다. 7회말 강민호가 솔로 홈런을 신고, 경기는 6-5가 됐다. 추가점을 내진 못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구자욱이 2루타를 쳤다. 1루 주자 디아즈가 3루를 돌아 홈을 노렸다. 하지만 송구가 한 박자 빨랐다. 무난하게 태그 아웃. 이닝이 끝났다.
8회초에도 이승현이 등판했다.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해민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신민재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 다시 6-6 원점이 됐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이승현은 구본혁을 헛스윙 삼진, 김현수를 2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8회말 2사 만루에서 김지찬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9회초 이호성이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 삼성이 7-6으로 승리했다. 이승현은 올해 첫 승리의 영광을 얻었다.

오른손 이승현이 아니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다. 8회 실점은 옥에 티다. 하지만 등판할 사람이 없었다. 이승민, 오승환, 육선엽, 배찬승은 앞서 등판했다. 이호성이 등판하기엔 일렀다. 김태훈은 3~4일 연투를 한 상황. 박진만 감독은 3연투를 시키지 않는 지도자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3연투가 없는 팀은 삼성과 LG뿐이다. 가장 중요한 상황 연속 탈삼진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멀티 이닝까지 소화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쌍'승현이 다 했다. 왼손 이승현은 삼성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이다. 오른손 이승현은 후반기 불펜의 핵이 되어야 한다. 박진만 감독도 오른손 이승현의 활약이 후반기 반격의 필수 조건이라고 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삼성 반등의 키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