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광주 박승환 기자]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들지 않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태군은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 포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7-5로 짜릿한 재역전승의 선봉장에 섰다.
6월 이후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KIA에게 이번 주말 3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시리즈의 결과에 따라 내친김에 2위 도약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 일단 첫 단추는 잘 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김태군이 있었다.
김태군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활활 타올랐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선두타자 김호령의 3루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김태군은 롯데 선발 나균안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그리고 고종욱의 볼넷에 2루 베이스를 밟았고, 패트릭 위즈덤의 땅볼 타구에 롯데 실책이 발생하는 틈을 타 홈까지 내달리며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김태군은 2-0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 작전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선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지만, 5-5로 팽팽하게 맞선 8회말 다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2사 만루 찬스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김강현과 맞붙게 된 김태군은 130km 슬라이더를 공략, 3유간을 꿰뚫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KIA는 김태군이 만들어낸 승기를 그대로 지켜내며 7-5로 승리하며 2연승을 질주했고, 공동 2위에 랭크돼 있는 롯데와 LG를 0.5경기 차로 턱 밑까지 추격했다.

사실 김태군은 2사 만루의 마지막 타석에서 교체가 될 줄 알았다고. 이유는 그동안 김강현을 상대로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던 까닭. 김태군은 "롯데 우투수(김강현)을 상대로 원래 타이밍이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감독님과 타격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셨던 게 좋은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 문을 열었다.
"초구부터 분명 변화구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인지라 언제든 직구가 올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거기서 의심을 했던 것이 방망이에 공을 맞출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대타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했나?'라는 물음에 "생각을 했다. 나와는 워낙 타이밍이 안 맞았다. 그런데 타격코치님께서 '네가 해결해'라고 하시더라. 그런 기회를 받았다는 부분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결국 첫 타석에서부터 좋은 결과를 냈던 것이 마지막 타석의 기회로도 연결이 됐던 셈. 김태군은 "(첫 타석 적시타의) 영향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첫 타석에도 왼쪽으로 안타가 나왔기 때문에 '잘 풀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그리고 치는 순간 확신을 했다. 왜냐하면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는 순간 너무 짜릿했다"고 설명했다.
김태군은 이날 승리의 공을 임기영에게 돌리기도 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롯데 쪽에 넘겨줄 수 있었던 것을 최대한 억제시켰기 때문. 그는 "역전을 당한 상황에서 2-5가 됐는데, 요즘 한국 야구에서는 3점차까지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임)기영이가 올라왔을 때 정훈 선수가 언더핸드 볼을 잘 치는 편인데, 거기서 억제를 시켰던 것에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포수 김태군 입장에선 매우 다사다난한 경기였다. 2-0로 리드하던 경기가 2-5로 역전이 됐다가, 다시 자신의 힘으로 7-5 리드를 되찾으며 승리한 까닭. 실점이 신경쓰이진 않았을까. 그는 "나는 누구보다 지나간 버스에 손을 흔들지 않는다"며 "빨리 잊으려고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공교롭게 (전)상현이와 (조)상우가 실점을 해서 죄책감이 있는데, 이전까지 워낙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조금 아쉬울 순 있지만, 그 선수들이 최대한 점수를 막았기 때문에 야수들이 힘을 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하루였지만, 경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한 듯했던 김태군은 '내일 경기 출전에 문제는 없나?'라는 물음에 "나는 언제든 라인업에 이름이 들어가면 경기를 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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