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리야드 사막에 ‘AI 깃발’ 꽂다… 중동 수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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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핵심 기술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핵심 기술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을 시작으로, 지도 기반 슈퍼앱 합작법인 설립, 초대형 스마트시티 기술 수출까지 전방위 협력을 펼치며 ‘비전 2030’ 전략을 뒷받침하는 주체로 떠올랐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6월 서울 세빛섬에서 열린 ‘뉴 무라바 서울 포럼’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 산하 개발사 뉴 무라바 디벨롭먼트 컴퍼니(NMDC)와 스마트시티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뉴 무라바는 리야드 북서부 약 15㎢ 부지에 조성되는 초대형 복합 신도시로, 30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월드컵 유치 기반 인프라 조성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는 이 도시에 자사의 로보틱스, 자율주행, 실내 내비게이션, 스마트 빌딩 운영, 도시 통합관제 등 첨단 기술을 단계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협력은 뉴 무라바에 앞서 이미 사우디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산하 국민주택공사(NHC)와 함께 메카, 메디나, 제다 등 3대 도시에 대한 디지털트윈 플랫폼 1단계 구축을 완료했다.

총 6800㎢ 면적에 약 92만동의 건물을 정밀한 3D로 구현했으며, 홍수 시뮬레이션, 교통 예측, 일조량 분석, 토공량 측정 등 도시계획 및 재난 대응에 필요한 기능을 탑재했다. 스카이라인 분석, 건축법 위반 검출 등 정교한 행정 서비스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사업은 2023년 10월 체결된 1억달러 규모 계약에 따라 진행됐으며, 올해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도 플랫폼 기반의 슈퍼앱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5월, NHC의 자회사인 NHC이노베이션과 함께 합작법인 ‘네이버 이노베이션’을 공식 설립하고, 사우디 현지 지도앱 ‘Balady’를 중심으로 슈퍼앱 구축에 나섰다. 공공행정, 교통, 생활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며, 향후 스마트홈,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분야로의 진출도 예고하고 있다.

마이클 다이크 뉴 무라바 CEO(왼쪽)와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6월 서울시에서 열린 ‘뉴 무라바 서울 투자 파트너십 포럼’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뉴 무라바가 MOU를 체결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의 사우디 협력은 ‘비전 2030’을 통해 오일 중심 경제 구조에서 디지털·지식 기반 사회로 전환하려는 사우디의 정책 기조와 맞물린다. 사우디 정부는 대규모 도시 인프라와 첨단 IT 기술을 융합한 프로젝트를 국가 주도로 추진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로보틱스, 자율주행, AI 솔루션 등 기술력을 앞세워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협력이 단순 기술 수출을 넘어 한국형 스마트시티 모델의 글로벌 레퍼런스로 발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메카, 뉴 무라바를 시작으로 사우디 전역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UAE, 이집트 등 중동 내 타국으로의 수출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스마트시티 및 디지털 인프라 시장이 2030년까지 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네이버는 중동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술 수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우디 측도 협력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마이클 다이크 NMDC CEO는 “뉴 무라바는 사우디 비전 2030을 구현할 핵심 프로젝트이며, 네이버는 우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혁신 파트너”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우디 정부와의 협력은 기술력으로 도시 전체의 인프라를 바꾸는 실질적 모델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디지털 전환 시장에서 한국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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