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억지로 집어넣으려는 투구를…”
KIA 타이거즈 ‘10라운드의 기적’ 성영탁(21)은 지난달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임지열에게 좌중월 스리런포를 맞고 마침내 데뷔 첫 실점을 기록했다. 17⅓이닝만에 맛본 아픔이었다. 그렇게 19⅔이닝의 김인범(키움), 18이닝의 조용준(은퇴)을 간발의 차로 넘지 못하고 KBO 데뷔 후 최다이닝 무실점 3위에 만족했다.

사실 성영탁으로선 기 죽을 필요가 전혀 없다. 당시 볼카운트 2B1S서 4구 커터를 몸쪽 낮게 잘 떨어뜨렸다. 당시 컨디션이 좋던 임지열이 기 막히게 걷어올려 홈런으로 연결했을 뿐이다. 잘 던지고 잘 친 순간이었다.
성영탁은 지난달 26일 고척 키움전서 2이닝 3실점(1자책)으로 다소 흔들렸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서 1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다시 무실점 행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데뷔 첫 승까지 따내며 형들의 물세례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LG전서도 ⅓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140km대 초~중반의 투심과 슬라이더와 커터, 커브를 구사한다. 투심이 보통의 투수와 달리 떨어지는 성격이 강하고, 타자의 스윙 궤적에 안 걸리는 지점으로 잘 들어간다는 게 이범호 감독 설명이다. 커터의 경우 슬라이더 그립에서 좀 더 강하게 회전을 주는 방식으로 변형을 주면서 터득했다.
준 필승계투조다. 기존 필승계투조 멤버가 못 나오는 날에 필승조로 이미 기용되고 있다. ‘준’이라는 말이 빠르면 후반기에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KIA 필승계투조는 마무리 정해영을 비롯해 메인 셋업맨 조상우와 전상현, 최지민으로 구성됐다. 곽도규가 시즌 아웃됐고, 이준영도 팔이 불편해 잠시 빠졌다.
후반기에 황동하가 셋업맨으로 가세할 전망이다. 여기에 성영탁까지 가세하면 기존 필승조 멤버들의 부하가 훨씬 줄어들 수 있다. 성영탁은 첫 승 당시 구단을 통해 “데뷔 첫 승도 기쁘지만 팀이 연패를 하지 않고 경기서 승리해 더 기쁘다. 승리투수 요건인 것 알고 있었고, 형들이(불펜 투수들) ‘승리 지켜 줄게’ 라고 해서 든든하게 느껴졌다. 주자를 내보낸 상태에서 내려왔지만 전상현 형이 잘 막아줘서 고맙다”라고 했다.
LG 타선이 빡빡하다. 성영탁은 “상위 타선을 승부해야 해서 압박감이 조금 있긴 했다. 그래도 너무 부담을 가지면 좋은 투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이겨내자고 다짐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빠르게 잡고 공격적으로 투구한 것이 주효했다”라고 했다.
첫 실점한 키움전을 돌아봤다. 성영탁은 “실점 후 실점 장면을 돌려봤다. 이전과는 다르게 억지로 집어넣으려는 투구를 하고 있더라. 마음을 다잡고 원래 하던대로 볼카운트 싸움을 빠르게 하고 승부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을 때처럼 씩씩하게 던지는 투수가 되겠다”라고 했다.

여전히 성영탁은 선동열급 평균자책점 0.89다. 17경기서 1승1홀드, 20⅓이닝 동안 2자책, 피안타율 0.192, WHIP 1.03. 10라운드의 기적이란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위기서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던진다. 불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KIA 마운드의 ‘올해의 발견’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