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의 경쟁구도가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고 있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후발주자로서 업계 3위에 머물렀던 쿠팡이츠가 이제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의 ‘맞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특히 최근 배달의민족의 행보를 살펴보면, 쿠팡이츠에 대한 견제가 두드러진다. 쿠팡이츠 역시 반격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의 경쟁은 다방면에서 더욱 치열하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 배달앱 업계 새 판도… ‘경쟁 가열’
과거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이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요기요가 줄곧 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미미한 존재감 속에 3위에 머물러있었다. 그러다 2023년 말 무렵부터 요기요를 추격하기 시작한 쿠팡이츠가 지난해 2위로 뛰어올라 자리를 굳혔다. 이제는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위치가 뒤바뀐 것을 넘어 격차 또한 뚜렷한 상황이다. 수년간 유지돼온 업계 판도가 지각변동을 맞은 것이다.
이어 올해 들어서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쟁구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상당한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 앱 기반 서비스의 주요 평가지표인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살펴보면, 배달의민족은 2,200만명대에 달하고 쿠팡이츠는 그 절반 수준인 1,100만명대다. 다만, 흐름 측면에선 쿠팡이츠가 돋보인다. 2년 전만 해도 300만명대였던 것이 꾸준하고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배달의민족의 MAU는 대체로 유지 또는 감소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구도 속에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먼저, 지난 3월엔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과 차별화를 꾀하고 나섰다. 배달의민족이 그동안 유지해온 포장주문 중개수수료 부과 유예를 중단하고 포장주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쿠팡이츠는 기존의 중개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더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를 견제하는 모습도 포착된다.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중순 구독서비스인 배민클럽에 OTT서비스인 티빙을 결합하는 상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히고 이달 초부터 서비스에 돌입했다.
배달의민족의 이러한 움직임은 쿠팡이츠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쿠팡이츠는 애초부터 모기업 쿠팡을 등에 업고 있어,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와 연계돼있었다. 쿠팡 구독서비스에 쿠팡이츠 각종 혜택은 물론 쿠팡플레이 서비스까지 포함돼있던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쿠팡이 단기간에 업계 내 위상을 크게 끌어올리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한 바 있다.
이어 배달의민족이 교촌치킨과 ‘배민 온리’ 협약을 추진 중인 것도 눈길을 끈다. 교촌치킨 가맹점이 쿠팡이츠에서 빠지고 배달의민족 등에만 입점할 경우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을 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일 뿐 아니라, 그동안 업계에서 시도된 적 없는 방안이다. 이에 향후 배달앱과 프랜차이즈 간의 ‘연합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배달의민족이 연일 견제의 수위를 높이면서, 쿠팡이츠가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내들지도 주목된다. 특히 양측의 이 같은 경쟁구도는 새 정부 출범과 상생이 강조되는 시대흐름에 발맞춰 더욱 적극적인 조치 및 변화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이달 들어 각기 소액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 및 감면 정책을 도입하거나 시범 운영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9일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를 면제하는 상생안을 전격 도입했고, 쿠팡이츠는 지난 12일부터 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한 중개수수료 면제 및 감면 정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격돌은 배달앱 뿐 아니라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양측 모두 퀵커머스 시장 공략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업계 판도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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