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전문의, 이경규 '약물운전' 보도 우려 "불필요한 낙인 만든다"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채 차량을 운전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를 받은 방송인 이경규에 대해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일부 언론 보도 방식에 우려를 표했다.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로 알려진 오진승 전문의는 25일 자신의 SNS 계정에 이경규 사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런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될 경우 정신과 약물 복용자 전쳉 ㅔ대한 사회적 낙인과 불필요한 오해가 확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경규 씨가) 자신의 차량과 같은 차종 같은 색깔의 차량을 주차관리요원의 실수로 몰게되었다는데 사실 공황장애 약을 먹고 있지 않는 저라도 제 차로 착각하고 운전할 수 있었던 상황이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공감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정신과 약을 먹으면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은 가뜩이나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높은 우리 사회에서 치료를 주저하게 만들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 누리꾼이 "차량 절도 쪽으로 접근했어야지 굳이 공황장애 약을 거론하며 약물 운전을 문제 삼는 건 의아했다"고 남긴 댓글에 오 전문의는 "왜 약물 운전 이렇게 자꾸 자극적으로 기사 제목에 쓰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그는 "기사 제목만 보고 '정신과 약을 먹으면 자기 차도 구분 못하고 차량 절도한다'는 인식이 생길까 걱정된다"며 언론 보도가 정신질환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한편 이경규는 지난 8일 오후 2시께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주차 관리 요원의 실수로 자신의 차와 차종이 같은 다른 사람의 차를 몰고 이동했다. 이후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경규를 상대로 음주·약물 검사를 했으며 이 중 약물 간이시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경규 측은 처방 받은 감기몸살 약과 공황장애 약을 먹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 관련 규정이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 24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경규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이경규는 "공황장애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것을 크게 인지하지 못했다"며 "먹는 약 중 그런 계통의 약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리고, 저 역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동석한 변호인 역시 "10년간 공황장애를 앓아왔고, 사건 전날도 처방약을 먹었지만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직접 운전해 병원에 간 것이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주의"고 입장을 전했다.